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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저격수' 리마 의원, 체포…정치적 복수 논란

등록 2017.02.24 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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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의 레일라 드 리마 상원의원이 16일 의사당 안 자리로 들어가고 있다. 17일 두테르테 정부 법무장관은 전 정부 법무장관을 지내며 두테르테를 비난해온 리마 의원을 마약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2017. 2. 17.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의 레일라 드 리마 상원의원이 16일 의사당 안 자리로 들어가고 있다. 17일 두테르테 정부 법무장관은 전 정부 법무장관을 지내며 두테르테를 비난해온 리마 의원을 마약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2017. 2. 1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연쇄살인마’라고 비판한 레일라 드 리마 야당 자유당 상원의원이 결국 체포됐다. 정적 제거를 위해 두테르테가 법을 휘둘렀다는 논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리마 의원은 지난 23일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이날 오전 필리핀 범죄조사국(CIDG)의 체포에 응할 예정이다.

 전날 리마 의원은 상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망가지 않고, 숨지도 않을 것"이라며 "모든 혐의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 밤에는 집에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짐을 챙기기를 원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오후 10시께 CIDG가 리마 의원의 집에 들이닥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리마 의원은 급히 상원으로 몸을 피해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체포 전날 밤 가족과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족에게 내가 체포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항변했다. 또 "상원을 기관으로 존중한다면 오늘 밤 강제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리마 의원은 불법마약 퇴치법 위반 등 세 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총책에게 돈을 받고 마약 거래를 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내세운 혐의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종신형까지 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마 의원 측은 "자신에게 가장 비판적인 정적을 부수려는 두테르테의 정치적 복수"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녀는 7000여 명의 사망자를 낳은 두테르테의 잔인한 마약과의 전쟁을 앞서서 맹렬히 비판해 왔다. 최근에도 두테르테를 '연쇄살인범’이라고 칭하며 필리핀 국민에게 봉기할 것을 촉구했다.

 자유당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사법제도에는 이런 조치를 뒷받침해주는 조항이 없다"며 "리마 혐의를 체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11월 비슷한 혐의로 수감돼 사살된 지방 관료 롤란도 에스피노사를 언급하며 "리마 의원의 생명도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국제앰네스티도 "리마 의원이 체포된다면 그녀를 양심수로 분류할 것"이라며 리마 의원의 편을 들고 나섰다. 국제앰네스티는 "두테르테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고 '마약과의 전쟁’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필리핀 정부의 뻔뻔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측은 "리마 의원의 체포는 법의 공정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불법 마약과의 전쟁은 현직 상원의원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적용된다"며 "마약과 싸울 대통령의 강한 결의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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