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체조사위-미수습자 가족 "수습 최우선" 합의 난항
【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들에게 합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세월호 선체조사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가족 휴게소에서 조사위 활동과 관련해 미수습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었다.
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습 선행 뒤 진상조사 ▲수습 방식 사전 합의 ▲내달 5일까지 수습 방법 제시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 완료시 미수습자 수습 즉각 돌입 등을 공식 문서로 합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수습자 가족과 조사위 간 1대1 소통 창구를 만들어 줄 것도 요구했다.
조사위 측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미수습자 수습"이라고 공감했지만 합의서 작성 요구에는 "해양수산부와 업무 협의를 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합의문 작성에 이견을 보인 양 측은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의 요구로 1차 면담을 30여분만에 마쳤다.
각각 내부 회의를 거친 가족과 조사위는 이날 오후 4시부터 2차 면담에 들어갔다. 조사위는 다섯 가지 요구안을 네 가지로 줄이고 일부 내용을 수정한 뒤 가족들에게 제안했다.
수습 방식을 가족들과 사전 협의해 달라는 요구는 아예 삭제했다.
▲내달 5일까지 수습 방법 '제시'는 '협의'로, ▲세월호 거치 완료시 수습 즉각 돌입은 '수습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로 고쳤다.
가족들의 '미수습자 수습 선행 뒤 진상조사' 요구도 '최우선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며 불가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조사위의 이 같은 제안에 단원고 허다윤양의 어머니와 조은화양의 어머니 등 가족들이 오열했고 일부는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김창준 조사위원장은 합의 무산 뒤 기자들과 만나 "(아픔을) 공감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제안을 가급적 수용하고 싶었다"며 "송구하고 죄송하고 왜 그런 제안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요구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범위를 수용하라는 것"이라며 "반대 제안을 통해 법 기준에 최대한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가족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고 싶지만 위원회의 권한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말씀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수습자 가족들은 "조사위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발족됐다. 세월호는 국민들이 도와서 인양됐다. 최소한 사람을 거기에 놔둬선 안 된다는 국민과 엄마, 가족들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9명 찾는데 제발 사람의 도리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유가족이 못 돼서, 그 법의 테두리에 끼지 못해서 죄송하다. 아이 찾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잘못된 거라면 정말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한편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정당이 추천한 5명과 4·16가족협의회 추천 3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선체조사위는 '선체·유류품·유실물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소위'와 '선체 처리 소위' 2개를 산하에 두고 조사개시일로부터 6개월, 4개월 이내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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