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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4월인데"…궂은 날씨에 애타는 미수습자 가족들

등록 2017.03.29 14: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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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30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보트에 탄 미수습자 가족이 흐린날씨속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사고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7.03.29.  scchoo@newsis.com

【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30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보트에 탄 미수습자 가족이 흐린날씨속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사고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거센 풍랑 탓에 멀찍이서 인양작업 바라봐

【진도=뉴시스】이혜원 기자 = "곧 4월이에요. 기온이 높아지면서 세월호는 찜통이 될 거에요.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해요"

 29일 오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7명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전남 207호(90t급)에 올라 맹골수도로 향했다.

 높은 파도 탓에 접근이 힘들어 멀찍이서 세월호를 바라봐야 했지만 가족들은 갑판으로 나와 작업 현장을 보며 하루빨리 9명이 세월호 밖으로 나오길 기원했다.

 이날 처음으로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본 단원고 고(故) 박영인군의 어머니 김선화(44)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많이 긴장됐다"며 "배가 많이 안 좋은 상태여서 최대한 빨리 수색해야 한다. 공기가 산화되면서 부식 우려도 있는데, 더 위험해지기 전 가족들 품으로 다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단원고 영인군의 아버지 박정순(47)씨는 "빨리 가족들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순조롭게 공정이 잘 이뤄져서 빨리 찾았으면 하는 마음인데, 날씨가 안 좋아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답답해했다.

 고(故) 남현철군 아버지 남경원(48)씨는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보고 "억장이 무너진다. 왜 진작 안 꺼내줬나 싶고. 야속하다"며 "3년을 기다렸는데 며칠 못 기다리겠냐. 아이를 찾는다면 100년도 기다릴 수 있다"고 했다.

 가족들은 곧 4월이 되는 만큼 기온이 오르기 전에 수색을 끝내야 한다며 걱정했다.

 고(故)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9)씨는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한다. 방역이나 안전검사를 하다 보면 곧 기온이 높아진다. (선체가) 찜통이 될 거다"라며 우려했다.

【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30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사고해역으로 가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17.03.29.  scchoo@newsis.com

【진도=뉴시스】추상철 기자 =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30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사고해역으로 가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17.03.29.  [email protected]

 이씨는 지난 28일 반잠수선에서 발견된 뼛조각 7점이 동물뼈로 드러난 데 대해 "어제 속보를 보고 엄청 놀랐다. 동물뼈라서 다행이지만, 그게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라며 "저 배 안에 9명이 있다. 우리 여기 있기 싫다고, 제발 빨리 찾아달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낮 12시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배상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4·16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피해지원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이씨는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씨는 "아이를 못 찾은 부모에게 민사나 배보상을 결정하란 것 자체가 법이 잘못된 거다. 수습을 하고 나서 해야 했던 것이다"라며 "피해 당사자들에게 맞게 법이 제정되는 좋은 사례가 될 거다. 이제 9명만 찾으면 된다. 하나하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기대했다.

 궂은 날씨 탓에 가족들을 실은 배는 30분가량 인양 현장 인근에 머무른 뒤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높은 파고로 배가 심하게 출렁이자 가족들은 멀미로 힘들어하기도 했다.

 팽목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은 오후 조사위원회와 면담을 갖는다. 목포신항에는 세월호가 거치되기 하루 전날 이동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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