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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저장강박증 쓰레기더미 집안 대청소

등록 2017.04.26 14: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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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저장강박증 쓰레기더미 집안 대청소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양천구(구청장 김수영)는 저장강박증 탓에 쓰레기더미를 쌓아놓고 살던 한 가구를 찾아 청소를 해줬다고 26일 밝혔다.

 양천구에 따르면 지난 7일 30대 초반의 여성 김모씨가 자신을 구속해 달라며 양천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인계를 받은 양천구청이 확인해보니 이 여성은 '자신의 집이 쓰레기더미가 되고 있어 떠나고 싶으니 자신을 구속해 달라'는 취지로 신고를 한 것이었다. 이에 구청은 김씨 주소지 관할 동주민센터에 연락했고 동 방문복지팀이 상황 파악에 나섰다.  

 확인 결과 탈북자인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제도권의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한 사건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됐고 3년전부터는 부모와도 연락을 끊은 채 술에 의지하며 혼자 살고 있었다.

 그간 동주민센터 직원이나 통장들이 집을 방문했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상태 확인이 되지 않아 2개월간 생계비가 끊기는 일도 있었다.

 이따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홀로 지내오던 김씨는 삶의 의욕을 잃고 집안을 방치하기 시작했다. 집 안은 쓰레기 더미로 변했고 그 안에서 김씨는 오도 가도 못한 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게 된 것이었다.

 이같은 상황을 파악한 신월1동 방문복지팀은 유관기관과 연계해 18일 청소를 실시했다. 

양천구, 저장강박증 쓰레기더미 집안 대청소

 양천구지역자활센터에 무료 이불빨래 서비스를 의뢰했고 자활센터 청소 봉사단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새마을부녀회원, 신월1동 우리동네 주무관들이 청소에 힘을 보탰다.

 숨조차 쉬기 어려운 악취 속에서 몇시간 동안 청소가 이뤄지자 김씨의 집은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갔다. 집 전체를 소독하는 한편 동맞춤형통합지원서비스를 통해 지원 받은 수납가구에 옷과 물건들을 넣었다.

 깨끗해진 집안을 본 김씨는 "감사하다. 이제는 정말 잘 살아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양천구는 전했다. 아울러 동주민센터는 김씨가 삶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주 1회 요양보호사 정기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심리상담 전문가로부터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월1동 오수곤 동장은 "만약 사회가 김씨를 외면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며 "작은 관심이라도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으니 이따금은 주의도 둘러보며 이웃과 함께 걷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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