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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錢主들,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 중···트럼프 리스크+마크롱 효과

등록 2017.07.21 12: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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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7.7.14.

【파리=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7.7.14.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글로벌 시장의 전주(錢主)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러시아 내통설과 트럼프 케어 좌초로 정정불안이 고조되는 미국을 떠나 포퓰리즘 바람이 잠잠해진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인 EPRF을 인용해 유럽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유입자금이 12~19일 30억 달러(약 3조 3684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들어 유럽으로 유입된 투자자금도 260억 달러(약 29조 1928억 원)로 증가했다.

노동시장 개혁을 약속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낙관적 기류가 확산되며 유럽시장에 몰려드는 투자자금은 주식형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를 이룬다. 투자자들은 12~19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서 8억4000만 달러(약 9424억 8000만 원)를 빼갔다.

자산운용사 등 전주들이 유럽 증시로 이동하는 데는 유럽경제에 빠른 속도로 퍼지는 봄기운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유럽국가로 구성된 유로존 국가들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4분기에 비해 0.5%,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1.7% 성장했다. 유로존의 이러한 성장률(연환산 1.8%)은 영국의 1.2%(연환산)는 물론 미국의 0.7%(연환산)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특히 이러한 회복세는 독일 등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주요국은 물론 아이슬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유탄을 맞아 휘청이며 위기를 유럽으로 실어 나른 재정취약국들에서도 뚜렷하다. 그리스는 지난 2014년 이후 중단된 국채 발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은행위기로 무너졌던 아이슬란드의 국가신용등급도  ‘BBB+'에서 ’A-'로 상향조정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비둘기적 기조(dovish tone)를 유지하는 것도 낙관적 기류를 강화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이날 통화 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유럽중앙은행이) 가장 나중에 하고싶어하는 일이 바로 환영받지 못하는(unwanted) 긴축(tightening of the financing)이고, (이는) 회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인 윌리엄 블레어의 브라이언 싱거 본부장은 마크롱의 승리로 끝난 프랑스 대선 이후 잦아드는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를 지적하며 “유럽시장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미국의 정정 불안도 투자자들의 유럽행에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지난해 러시아측 인사와 회동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트럼프 케어가 당내 반란에 부딪쳐 다시 좌초되면서 경기부양, 경제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급속히 사그라지고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팡(FANG)으로 불리는 간판 기술기업들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지만, 러시아 내통의혹을 비롯한 트럼프 관련 스캔들이 이러한 주가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채권운용기관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이바신은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에 불리한 정보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변호사와 만났다는 뉴스는 미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dim)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의회에서 의미있는 입법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더 신중해졌다”며 “이러한 종류의 혼선(distractions)은 컨센서스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애론은 “워싱턴이 계속해서 꽉 막힌 정책 정체(policy gridlock)를 풀기위해 씨름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친성장 정책들이 멈춰서 있는 양상”이라며 “투자자들은 성장이 힘겨운 때에 성장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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