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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도산선생 친손자 로버트 안 "스스로 갖추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뤄···한국민 자랑스런 나라 건국"

등록 2017.08.14 19:29:08수정 2017.08.14 2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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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할아버지의 초상화 앞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08.14.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할아버지의 초상화 앞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과 부인 헬렌 안(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우산을 쓰고 들어서고 있다. 2017.08.14.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과 부인 헬렌 안(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우산을  쓰고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친손자 로버트 안은 할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평생을 민족의 독립운동에 헌신한 도산은 1937년 수양동우회사건으로 다시 일본경찰에 체포됐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듬해 순국했다. 이 때문에 올해 일흔 두살인 로버트 안에게 할아버지의 기억은 없다.
 
 하지만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만난 로버트 안의 얼굴에는 도산의 DNA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적지않은 나이인데도 칠흑처럼 검은 눈썹에 도산하면 떠오르는 콧수염이 눈에 띄었다.
 
 로버트 김은 이날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의 안내로 1시간여 동안 국권상실기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은 옥사 등을 둘러봤다.
 
 통역사의 설명을 하나하나 귀기울이던 그는 도산의 애국활동을 증거하는 흑백사진속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하자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로버트 안은 비록 한국말은 못하지만 할아버지가 생전에 일군 빛나는 업적은 가족들의 전언 사이사이에 살아있다고 했다.
 
 로버트 안은 어린 시절 큰아버지인 필립 안이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한다. 한번은 필립 안이 뿔테 안경을 사 달라고 할머니를 졸랐단다. 당시만해도 뿔테안경은 고급안경이기에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미국으로 이주한 가난한 동양인 가정에서는 언감생심이다.
 
 로버트 안은 "할머니는 큰아버지에게 '네가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노력하고 찾는다면 무엇이든지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필립 안은 자신의 꿈을 영화배우로 정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결국 그는 300여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당시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로버트 안은 "큰아버지는 LA 영화인의 거리에 이름을 남길 정도로 영화배우로서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로버트 안이 말하는 할머니는 도산의 부인 이혜련 여사다. 자강론은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력을 길러야 한다는 도산의 지론이다. 일찍이 이 여사는 투정을 부리는 아들에게 도산의 정신을 가르쳤던 셈이다.
 
 영화배우는 물론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필립 안은 1973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한 기념공원을 서울 강남에 세웠다. 현재의 '도산공원'이다. 도산 자강론의 결과물이다.
 
 2010년에도 도산공원을 찾았다는 로버트 안은 "처음 강남땅에 왔을 때는 밭 뿐이 없었다"며 "이제는 가장 도시화된 곳이 됐다.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열두번째 경제대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LG TV로 드라마를 보고, LG냉장고에 소주를 두고 즐겨 마신다"며 "내 친구들 중에 삼성제품을 안 쓰는 사람이 없다.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노력해 이런 자랑스런 나라를 건국했다"고 말했다. 도산의 자강론이 이와 같다고 그는 전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에 앞서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오찬에 참석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극진한 대우에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며 "독립유공자 3대까지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손으로 할아버지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2017.08.14.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손으로 할아버지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email protected]


 로버트 안은 "박근혜 대통령 때와는 다른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느낄 수 있었다"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함께 방한한 부인 헬렌 안씨도 "처음 사귈 때만에는 남편의 집안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도 "나중에 알고보니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가문이라는 것을 식구들을 통해 알았고, 이번에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이날 한국을 찾은 로버트 안 부부는 3박4일 동안의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미국으로 떠난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할아버지의 사진과 친필 편지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안, 부인 헬렌 안,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2017.08.14.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로버트 안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할아버지의 사진과 친필 편지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안, 부인 헬렌 안,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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