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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씨 일가, 핵개발 이유는?···WSJ "권력유지 대가로 군부와 타협한 결과"

등록 2017.09.19 10: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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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맞아 열린 유엔 개혁회의를 시작하기 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17.09.19

【유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맞아 열린 유엔 개혁회의를 시작하기 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17.09.19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북한이 국제사회의 엄혹한 제재를 무릅쓰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요하게 핵무기 실험을 계속하고 미국까지 날아가는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지난 12일 공식 개막한 제72차 유엔총회가 풀어야할 최대 화두는 북핵 문제다. 19~22일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유엔 총회 일반토의 시간에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이번 유엔총회에서 숱한 국제문제가 논의 안건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북한은 무엇을 원하나?(What does North Korea want?)”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보다 중요한 의제는 없다고 보도했다.

 WSJ는 유엔이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얻어내느냐에 따라 북핵 프로그램의 해법도 찾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해답에 따라 ▲현 시점에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것인지, ▲북한정권 교체 전략을 쓸 것인지, ▲북핵의 보유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억지 전략을 채택할 것인지, ▲무력을 동원한 해법을 사용할 것인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만일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장기적인 북핵 억지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지역에 주둔하는 미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공포의 균형을 통한 북핵 억지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핵 억지 전략은 지난 반세기 동안 소련을 상대로 작동해 왔다. 이는 매우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공포를 주는 전략이다. WSJ는 그러나 북핵 억지 전략이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만큼 끔직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 북핵 프로그램 추진의 진짜 목적은 무엇?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국제사회는 이번 유엔총회를 통해 보다 강경한 대북 경제제재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무역 거래도 이번 유엔총회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른세 살인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WSJ는 김 위원장이 아주 체계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즉흥적 성격의 인물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북한은 무엇을 원하나?”에 대한 자문자답 형식으로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 김 위원장이 “내부적 생존(survival internally)”의 필요성에 따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내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핵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를 “가장 무서운 가능성(The most frightening possibility)”이라고 전했다.

  ◇ “북핵 프로그램은 북한 군부와의 밀약에 따른 것”

 미국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센터 소장인 마이클 필스버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핵 프로그램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이 오래 전 북한 군부와 맺은 타협의 결과”라고 말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우리의 권력을 유지시켜주면 당신들에게 핵무기를 안겨주겠다”라는 거래를 했다는 주장이다.

 필스버리는 이런 경우 북핵 해법은 요원해 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애당초 협상 불가능한 무엇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적정한 가격을 매길 수조차 없는 비즈니스 거래는 아닐까? 뭔가 끔찍한 건 아닐까?”라고 자문했다.
 
 필스버리는 “많은 중국 지도자들이 이런 추론을 받아들이고 있다. 핵 프로그램은 북한 군부와의 협약에 따른 결과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뒤집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외부 위협으로부터 체제보호 위해 핵 프로그램 가동”

 둘째, 김 위원장이 북핵 프로그램을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할 가능성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 추론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미국 등 적대적인 세력들이 끊임없이 북한 정권 교체를 도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조차 북한의 정권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적대적 외부 세력들의 정권 교체 시도에 대응하는 무기로 핵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7.09.1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1006@newsis.com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7.09.19.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만일 북한의 체제 보장이 핵무기 보유의 이유라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WSJ는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의 체제를 보장해 주고, 북한을 세계 경제 체제로 받아들여 준다면 핵무기의 필요성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 한반도 통일 전쟁 위해 핵무장 추진

 셋째, 북한의 핵무기가 “협박 목적(blackmail purposes)”일 가능성이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 통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한미상호방어조약이다.

 WSJ은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할 경우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 무장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WSJ는 만일 북한이 시애틀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한다면 그래도 미국이 서울을 방어한다고 나설지 의문을 제기했다.

 WSJ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이 이상 열거한 가능성 중 어느 것이냐에 따라 미국과 국제사회가 접근하는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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