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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폐기, '아메리카 퍼스트' 시범 케이스···NAFTA 대신 희생양"

등록 2017.10.12 11: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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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 온라인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11일(현지시간) 그동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지난 초여름 백악관 회의에서 "나프타를 철회하는 대신 한미FTA 공격 쪽으로 초점을 다시 맞추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시범 케이스로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폐기'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출처: 데일리 비스트> 2017.10.12.

【서울=뉴시스】 미국 온라인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11일(현지시간) 그동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지난 초여름 백악관 회의에서 "나프타를 철회하는 대신 한미FTA 공격 쪽으로 초점을 다시 맞추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시범 케이스로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폐기'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출처: 데일리 비스트> 2017.10.1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시범 케이스로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폐기' 카드를 선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아메리카 퍼스트'를 부각시키려 했으나, 정치·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백악관 참모진의 조언에 따라 한미FTA를 희생양으로 삼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방향 전환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매체인 '더 데일리 비스트'는 11일(현지시간) 그동안 한미FTA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지난 초여름 백악관 회의에서 "나프타를 철회하는 대신 한미FTA 공격 쪽으로 초점을 다시 맞추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비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동안 국제무역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방해 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미FTA에 대한 반대는 '충동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AFTA 대신 한미FTA를 공격한다는 결정이 백악관 회의에서 나온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졸속으로 결정됐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 비스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FTA 폐기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외교 관측통들은 한미FTA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번지수와 시간을 잘못 잡은 것(misplaced and mistimed)”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데일리 비스트는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 후 백악관 참모들과 NAFTA 관련 대책 회의를 열었다. 나바로 위원장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이 참석한 회의였다.

 데일리 비스트의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 백악관 참모들은 NAFTA 폐기 대신 재협상을 권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신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부각시키기 위해 NAFTA 폐기 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바로가 대안을 제시했다. 자유무역협정 중 하나를 폐기함으로써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드러내는 목적이라면 NAFTA 대신 한미FTA를 타깃으로 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폐기에 대한 정책적 고려나 그에 따른 국제관계의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나바로의 의견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관련 백악관 회의를 연 시점은 취임 100일인 4월 29일 즈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기해 NAFT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후 이를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7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나는 NAFTA를 폐기할 준비가 됐었다. 그러나 (캐나다 및 멕시코 정상과의 통화 후) '즉각 폐기' 대신 '재협상'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 나은 조건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폐기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미 중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폐기는 NAFTA에 상당히 큰 충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신 재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을 기준으로 2~3일 안에" NAFTA를 종료시킬 계획이었지만 캐나다 및 멕시코 정상이 재검토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나바로는 한미FTA를 잘못된 자유무역협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왔다. 데일리 비스트는 나바로의 사무실에 붙어 있는 무역정책 우선 순위 리스트에 한미FTA 문제가 최상위 순번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나바로는 지난 수년 동안 유독 한미FTA 문제에 집착해 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017.10.12.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WP와의 인터뷰에서 NAFTA보다는 한미FTA 폐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만일 NAFTA를 오늘 폐기하면 6개월 후에 효력이 시작된다. 그러나 한미FTA 폐기하는 즉시 끝장”이라고 말했다. NAFTA는 폐기 이후에서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한미FTA는 폐기 즉시 효력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NAFTA에 대한 발언 수위를 크게 낮추었다. 이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NAFTA 폐기 대신 재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미FTA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폐기를 주장하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일 FTA 재협상에 착수키로 합의했다.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나바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또한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 중국을 가짜 제품의 천국이자 미국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주범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나바로는 한미FTA를 잘못된 자유무역협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왔다. 데일리 비스트는 나바로의 사무실에 붙어 있는 무역정책 우선 순위 리스트에 한미FTA 문제가 최상위 순번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나바로는 지난 수년 동안 유독 한미FTA 문제에 집착해 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해 9월 나바로는 극우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Breitbar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2012년 체결한 한미FTA로 인해 일자리 10만 개를 잃었다. 우리의 무역 적자는 배로 늘었다. 무엇보다도 한미FTA로 인한 손해의 75%는 자동차 산업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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