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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금의환향 "올 시즌은 80점, 부상 탓"…당분간 쉬고싶다

등록 2017.11.13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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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해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mani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해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email protected]

"교수님, 아이스 맨 별명 기분좋게 듣고 있어"

【인천공항=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선수로는 14년 10개월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정상에 등극한 정현(21·한국체대·세계랭킹 59위)이 금의환향했다.

 정현은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현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3<5>-4 4-3<2> 4-2 4-2)로 제압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선수들 중 세계랭킹 상위 8명이 참가한 대회로,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ATP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 대회를 투어 대회로 인정했다.

 한국 선수의 투어 대회 우승은 이형택(41)이 2003년 1월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우승 직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정현은 취재진을 보고 "한국에 오니 우승 실감이 난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나온 것이 윔블던 주니어 단식 준우승 이후 처음인 것 같다. 투어 대회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모든 선수들이 21세 이하였지만, 투어 대회 우승자도 있고, 투어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했다"며 "일주일 내내 이런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몸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정현은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4월에 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31위 필립 콜슈라이버, 21위 알렉산더 즈베레프(이상 독일)를 차례로 꺾었고, 1주 뒤  BMW 오픈에서 2회전에 당시 세계랭킹 16위 가엘 몽피스(프랑스)를 꺾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 개인 통산 처음으로 투어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까지 올랐다.

 정현은 "올 시즌 나에게 주는 점수는 80점"이라면서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뛰었다면 100점 가까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처럼 부상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내년 목표를 정하지 않았지만, 부상없이 풀타임 시즌을 뛰는 것이 당연히 내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로는 BMW 오픈에서 몽피스를 꺾은 것을 꼽으면서 "몽피스가 그 대회에 1번 시드를 받고 출전했고, 그 대회에서 처음으로 투어 대회 4강에 진출해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침착한 모습을 선보이면서 우승을 차지한 후 '교수', '아이스 맨' 등의 별명을 갖게 된 정현은 "모두 좋은 의미로 붙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기분좋게 듣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귀국해서 축하를 받으니 실감이 나나.

 "이제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나온 것이 윔블던 주니어 단식 준우승한 이후 처음인 것 같다. 투어 대회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무표정한 스타일인데 활짝 웃더라. 우승 트로피 들어올렸을 때 느낌이 어땠나.

 "당연히 정말 기뻤다. 밀라노에 가기 위해 1년간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대회에 출전해왔다. 대회를 치르는 일주일 동안 정말 좋았다. 모든 선수들이 그 순간을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 순간을 위해 열심히 했다. 그것이 이뤄진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벽을 넘었다는 느낌을 가졌나.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mani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email protected]

"이번 대회는 모든 선수들이 21세 이하였지만,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도 있었고, 투어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출전했다. 일주일 내내 이런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몸으로 느꼈다."

 -올 시즌 많은 것을 이뤘는데 평가를 한다면.

 "1년 내내 좋았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클레이코트 시즌에 잘했던 것이 좋았던 기억이다. 부상으로 인해 올해 몇 개월 동안 투어를 뛰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생각보다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교수님, 아이스 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어떤가.

 "교수님이라는 별명은 처음 IMG에 갔을 때부터 얻은 별명이다. 투어 대회에 안경을 쓰고 출전하는 선수들이 드문데 안경을 쓰고 침착하게 경기하는 것을 보고 IMG에서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아이스 맨이라는 별명도 좋은 의미로 붙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기분좋게 듣고 있다."

 -올해 어떤 승리가 가장 값진 승리였나.

 "톱 랭커들 상대로 이긴 승리들이 모두 값졌지만, 클레이코트 시즌에 가엘 몽피스를 상대로 이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몽피스가 그 대회에 1번 시드를 받고 출전했고, 그 대회에서 처음으로 투어 대회 4강에 진출했다. 그래서 그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 시즌 목표는 어떤가.

 "내년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모르겠다. 어제 시즌을 마쳐서 내년 시즌 목표를 잡지는 않았다. 당분간 쉬고 싶다. 장담할 수 없지만 올해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 서브도 더 예리해져야 한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아직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느낀다."

 -쉬는 동안 무엇을 할 계획인가.

 "쉬는 동안 5% 정도만 테니스를 생각하고, 나머지는 여유를 가지면서 즐기려고 한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상대에 따라 나의 플레이가 바뀌어야 한다. 상대에 맞추다 보니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수비, 공격 모두 잘해야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구체적인 훈련 계획은.

 "기술적으로 좋아지려면 기본적인 훈련을 해야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해야한다. 밸런스, 유연성을 키우는 훈련을 많이 할 예정이다. 밸런스, 유연성 운동은 틈틈히 해온 것이다. 필라테스도 가끔하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스트레칭도 한다. 꾸준히 하면 부상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 풀타임을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나.

 "내년 시즌 목표를 잡지 않았지만, 당연히 정해놓은 목표가 있다. 내년 시즌에는 부상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코치진 보강에 대한 바람이 있나.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하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mani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하고 있다. 정 선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파이널스 결승에서 세계랭킹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차지 했다. 2017.11.13.  [email protected]

"코치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더 높은 위치에 서면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전후에 대접이 달라진 것을 느끼나.

 "공항 도착해서 느꼈다. 대회 치르는 일주일 동안 ATP 사람들이 선수들을 위해 일해줬다. '이래서 모든 선수들이 높은 곳에 서고 싶어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 테니스계의 박태환이나 김연아라고 한다. 테니스 인기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말도 듣는데.

 "대단한 선수들과 비교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아직 테니스가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이지만, 몇 년 뒤 수영이나 피겨스케이팅처럼 인기 종목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모든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다."

 -결승에서 상대가 감정이 격앙되서 라켓을 집어던지기도 했는데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저도 선수 입장이다보니 화나는 것이 이해된다. 그 선수가 화낸다고 해서 다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없다. 나는 이기고 있어서 라켓 집어던질 일은 없었다. 1, 2세트에서 끌려가고 있다보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상대가 잘하고 있고, 후회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올 시즌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한 80점은 줄 수 있는 것 같다."

 -어떤 것을 이뤄야 만족할 만한 시즌이 되겠나.

 "올 시즌도 부상만 없었다면 100점 가까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부상으로 인해서 몇 개월씩 투어를 쉬다보니 아쉬울 뿐이다. 다른 선수들처럼 부상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도 부상없이 올해 같은 성적을 내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시즌 끝나고 귀국했을 때랑 지금이랑 어떻게 다른가.

 "당연히 올해가 더 좋은 것 같다. 지난해 부상도 부상이지만, 기술적으로 교정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몇 개월 동안 투어를 접었다. 당시 투어 대회를 쉰 것이 오늘 같은 날을 위해서였다. 올해 시즌 마무리가 몇 배는 더 행복하다."

 -한국 선수 최고 세계랭킹을 경신할 수 있을 것 같나.

 "내년에 깰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깰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가까이 와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그림도 그려지나.

 "그런 큰 그림은 아직 못 그렸지만, 앞으로 그려가야 할 것 같다."

 -정신력이 강해서 이번 대회 우승을 했다는 평가인데.

 "저의 심리 훈련 교수님은 예전에 투어 대회를 뛰었던 박성희 교수님이다. 박성희 교수님도 투어 생활을 하셨다보니 투어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아신다. 공감대가 형성된다. 힘들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좋을 때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신다. 그래서 힘들 때든 좋을 때든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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