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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이사 5개월째 공백…코스닥 투자 '머뭇'

등록 2017.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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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이사 5개월째 공백…코스닥 투자 '머뭇'

이달 기관 1조2450억 순매수…연기금은 10% 못 미쳐
국민연금 기금이사 5개월째 공석…운용계획 차질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달 들어 기관의 사자세에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위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 자금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상장주식 1조245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1조681억원을 사들였다.

정부의 코스닥 부흥 정책에 발맞춰 시장의 수급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327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차익실현으로 1조2803억원어치 팔았다.

기관의 수급은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신탁이 주도했다. 자본시장의 '큰손' 연기금은 1192억원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기관의 순매수 규모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강세는 은행권 신탁상품 내 코스닥150 ETF(상장지수펀드) 편입 러시에 따른 수급효과에 기인하고 있다"며 "실제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자금의 이렇다 할 배분 시도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기금 투자가 저조한 것은 6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기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이 공석인 영향이 큰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전년도 6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다음해 운용계획을 공표하고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구체적인 자산군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7월 강면욱 전 기금이사가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나면서 5개월째 비어있다. 조인식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기금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절차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인선을 마무리하기까지 적어도 두 달가량 걸린다. 국민연금 이사장을 포함한 기금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약 2주일 공모를 실시한 뒤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때문에 기금이사 선임은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맘때면 사학연금 등 다른 연기금들의 내년도 운용계획은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며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이 부재여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의 큰 변동성도 투자심리를 제한하고 있다. 10월 연휴직후 불과 650선에 머물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16일 기준 780.22로 한 달 만에 20% 올랐다.
 
케이프 투자증권 김한기 연구원은 "대형 바이오 몇몇 종목에만 쏠린 기습적인 상승이고 수급상 왜곡과 단기과열 정도 또한 심해 단기적이나마 숨 고르기 성격의 조정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도 "셀트리온 그룹(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이 시총기준 국내 5대 그룹주로 도약했고, 포항 지진과 같은 뉴스 플로우 변화에 따라 극심한 주가 변동성이 수반되고 있다"며 "현 국면이 본말이 전도된 심리적·수급적 단기 주가 과잉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봤다.

그러나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카드를 품은 코스닥 랠리는 해당 기업실적만 어느 정도 뒷받침돼 준다면 내년에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도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기금 수급의 경우 정부 지원책과 더불어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매년 연속적 인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던 연기금은 지난해 상당 규모의 매도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다양한 배경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 정부정책 방향과 운용 수익률 제고 등을 동시에 감안한다면 지난해의 수급공백을 만회할 수 있는 자금유입을 지금부터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기간 코스닥 시장에 매도로 대응했던 기관투자자에게도 확대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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