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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이프가드 '최악' 면했지만…삼성·LG, '현지 생산' 가속화 불가피

등록 2017.11.22 1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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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이프가드 '최악' 면했지만…삼성·LG, '현지 생산' 가속화 불가피


'최악' 면했지만 피해 없는 것은 아냐…현지 생산 체제에 속도낼 듯
트럼프 美 대통령, ITC 권고안 살펴본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한다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월풀의 의견을 전부는 아니지만, 적잖이 반영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앞으로 고율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가속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ITC는 21일(현지시간) 삼성과 LG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저율관세할당량(TRQ)를 설정한 것이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는 삼성과 LG가 제안한 145만대보다는 적은 분량이지만 양사가 매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세탁기를 넘는 물량이다. 또 TRQ 120만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전량을 뜻한다.

 한국 기업을 비롯해 미국으로 세탁기를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적용이 된다는 의미다. 물론 수출 물량의 대다수는 삼성과 LG가 차지하고 있다. 이에 120만대까지는 선착순으로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금액으로는 약 10억 달러 수준이다. 양사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세탁기에는 1%의 관세가, 미국과 FTA 협정이 맺어져 있는 멕시코나 한국 등에서는 관세가 매겨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2012년 미국 상무부는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삼성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삼성은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올 초에는 중국에서 삼성이 생산하는 세탁기에 30~50%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면서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이전됐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반덤핑 관세를 피해 생산지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우회 덤핑했다며 세이프가드를 청원했다.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전체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ITC가 발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보면 3년차까지 TRQ는 120만대로 설정됐다. 쿼터 초과분 관세는 1년차에 50%, 2년차엔 45%, 3년차엔 40%다. 쿼터 이내에 대한 관세는 3년차까지 0%안, 1년차부터 3년차까지 20%→18%→15%안이 있다.

 부품과 관련된 권고안도 나왔다. 5만대까지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초과되면 50% 관세가 매겨진다. 2년차에는 7만대 초과분에는 45%, 3년차에는 9만대 이상 부품에는 40% 관세가 적용된다.

 이같은 조치는 한국과 호주, 파나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이스라엘, 요르단, 나이지리아, 페루, 싱가포르, 카리브 국가 연합은 제외된다.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렸다. 그는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기존에 나왔던 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일부는 삭제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권고안이 대부분 받아들여지게 되면 삼성과 LG가 미국 현지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의 완공을 서둘러야 될 전망이다.

 삼성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 달러, LG는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은 연산 100만대 규모로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의 미국 세탁기 공장은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하는 규모다. 당초 완공 시점이 2019년 1분기로 예정됐지만 이를 내년 하반기로 앞당기기 위한 사전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월풀이 37.7%로 삼성(17.1%)과 LG(13.5%)를 합친 것보다 높다.

 한편 삼성과 LG 등 산업계와 대책 마련에 나섰던 산업통상자원부는 권고안을 따져본 뒤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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