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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선정 올해 광주·전남 10대 뉴스]<상>

등록 2017.12.17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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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5·18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헬기사격 등 5·18 진실규명'의 의지를 밝혔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5·18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헬기사격 등 5·18 진실규명'의 의지를 밝혔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광주전남취재본부 = 2017년 뜨거웠던 정유년(丁酉年)의 해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국정농단에 성난 민심은 촛불로 어둠을 불살랐고 결국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됐다.

 촛불의 힘은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호남의 선택도 '문재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호남홀대론'이 사그라졌고 국가발전의 균형추도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광주·전남 주민들은 가슴속 응어리인 5·18 진실규명 작업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이 공식화됐고 문 대통령이 진상규명 의지를 밝히면서 암매장 발굴로 이어졌다.

 KTX 무안공항 경유 노선 확정과 KIA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등 웃을 일도 많았지만, 세월호 인양과 10대 알바생들의 잔혹한 노동현실, 환경미화원의 잇단 사망 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 앞에 직면해야 했다.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는 올해 광주·전남지역 10대 뉴스를 선정해 상·하로 나눠 싣는다.

 ◇'촛불의 힘' 문재인 대통령 당선
 
 5·9 대선 호남의 선택은 '문재인'이었다.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열망이 '문재인 카드'에 몰표를 던졌다. 보수 대결집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로 대안론보다는 대세론이 크게 작용했다.

 문 후보의 득표율은 광주 61.1%, 전남 59.9%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30.1%, 30.7%)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참패 1년 만에 반문(反文) 정서와 호남홀대론을 극복하고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嫡統)을 인정받으며, 텃밭에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촛불의 힘이 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은 들불처럼 번졌다. 전국에서 1600만명이 촛불집회에 나섰고, 광주에서만 20여 차례 모두 54만2000여 명이 참석했다. 촛불민심은 '박근혜 탄핵'을 이끌었고 대선 투표로 '촛불혁명'을 완성했다.

 ◇'호남홀대론' 시달린 문재인 대통령 호남에 화답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굴레와도 같았던 호남홀대론을 걷어내고 '호남 환대'로 화답했다. 지긋지긋한 호남차별론도, 국가발전의 균형추도 바로잡았다. 인사와 예산이 따로 없었다.

 국무총리를 포함한 1기 내각 19명 중 광주·전남 출신은 4명(21%)에 이른다. 전북까지 포함하면 호남은 5명으로 수도권과 같은 비중이다. 총리, 부총리에 장관 2명,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호남인사를 중용했다.

 내년 국비 예산이 광주 1조9743억원, 전남 6조1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른 가운데 집권당의 도움과 다당제 아래 제3당의 역할론이 시너지 효과를 내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공항 경유 등 대형 현안들이 속속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다.

 5·18 기념식 참석과 감동적인 연설, 헬기사격과 암매장 발굴 등 진실 규명을 통해 광주의 한(恨)을 보듬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18 당시 헬기 사격까지 자행된 것으로 확인돼 진실규명의 목소리가 어느해 보다 높았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18 당시 헬기 사격까지 자행된 것으로 확인돼 진실규명의 목소리가 어느해 보다 높았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37년 만에 열린 5·18 '진실의 문'
 
 2016년 12월13일 전일빌딩을 살펴보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 총기연구실장이 "탄흔이다. 헬기에서 사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해 1월12일 국과수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전일빌딩의 총탄이 헬기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5·18 때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나온 것은 37년 만에 처음이었다.파장은 컸다.

 헬기 사격을 요청했다는 군 문건들이 다시 조명을 받았고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헬기사격 등 5·18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후 37주년 5·18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새 정부는 헬기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진상 규명의 의지를 단호히 밝혔고 약속을 실천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국방부는 '5·18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80년 5월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헬기 사격 보도는 5·18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37년 만에 광주교도소 내 암매장 발굴 조사가 이뤄졌고, 이는 5·18 당시 3공수부대원들의 양심 고백을 이끌어냈다.

 국회에서는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전일빌딩의 헬기 사격 탄흔은 37년간 감춰졌던 5·18 '진실의 문'을 열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지난달 30일 호남고속철 KTX 무안공항 경유가 확정됐다(사진 위). 지역사회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지난달 30일 호남고속철 KTX 무안공항 경유가 확정됐다(사진 위). 지역사회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2017.12.17.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KTX무안공항 경유 노선 확정

 올해 호남 고속철 무안공항 경유 노선이 확정됐다. 2020년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5년에 개통된다. 지난 2006년 국토교통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고시 이후 11년만이다.

 그동안 전남도와 국토부는 광주 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 77.6㎞ 구간 중 기존 철로 33.7㎞를 고속화하고 나머지 43.9㎞에 신선을 깔자고 주장한 반면, 기재부는 광주∼목포 66.8㎞의 기존 선을 고속화하고 무안공항으로 가는 지선 16.6㎞를 신설하자고 맞섰으나 문재인 정부는 국토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결정으로 1조 이상의 예산을 더 확보하게 됐다.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을 위한 접근성 개선, 광주와 무안국제공항 통합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갈길 먼' 금호타이어 정상화…지역경제계 촉각

 중국으로 해외 매각을 가까스로 막아낸 후 금호그룹에서 분리돼 홀로서기에 나선 금호타이어의 앞날이 여전히 짙은 안개 속이다. 12월 말로 예정된 채권단의 경영 실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어서 지역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청산 가치'와 '존속 가치'를 결정짓게 된다. 운명의 날을 앞두고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경영진이 노조에 자구안 이행을 약속하는 노사 동의서를 요청했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노조가 계속 반발할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방식'으로 정리 해고 등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P플랜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혼재된 기업 회생 절차다. 법원이 강제 채무조정을 한 뒤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자율협약보다 구조조정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P플랜을 강행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노조와 전면전을 치룰 수밖에 없어 경영 정상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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