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IPO톡톡]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 "전 세계 한식화에 기여하는 종자 기업 될 것"

등록 2018.02.09 10:42:0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케이시드(K-seed)'가 '케이푸드(K-food)'로 바뀌면서 전 세계 한식화에 기여하는데 종자 회사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61)는 최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세계에서 채소 종자 수출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네덜란드보다 우리나라가 앞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히며 이같이 강조했다.

류 대표는 종자 기업의 1세대 오너(owner)로서 전 세계인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고자 하는 신념을 갖고 있다. 종자 산업을 일으켜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시키고 종국엔 농가 소득 증대에까지 기여하겠다는 것이 류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코넥스 상장사 아시아종묘는 오는 12일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앞뒀다. 최종 공모가는 4500원이며 243.2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텃밭부터 식탁까지'…도시 농사꾼 키워내는 기업

아시아종묘는 종자회사로선 농우바이오에 이어 두 번째로 상장하는 회사다. 시장점유율로는 두 번째지만 경쟁사보다 더 많은 종류의 작물(216개)과 품종(1290개)을 보유하고 있다.

류 대표는 "종자는 연구와 실용화 과정을 거쳐 회사 매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후발주자인 만큼 신품종을 개발해 침투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앞으로 3~4년이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으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류 대표가 역설하는 아시아종묘의 경쟁력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채소들을 소비자들이 즐겨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365일 맵지 않은 '미인풋고추'가 있다. 미인풋고추는 1개당 혈당 강하 의약품 아카보스의 40mg과 동등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진다.

류 대표는 "새로운 작물을 만들어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 더 쉽다는 판단이 섰다. 미인풋고추는 아시아종묘의 또 다른 차세대 유망 품종"이라며 "과거에 비해 품종보호법이 강화돼 한 번 개발한 기술들은 '품종보호등록'을 통해 특허처럼 보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종묘는 현재까지 93건의 품종보호등록을 보유했다.

학창 시절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했던 류 대표는 석사 학위를 취득한 직후 서울종묘에 취직,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로 출장을 다녔다. 메이저 작물이 아닌 차별화된 작물을 개발해 시장에 침투한다는 전략을 세운 건 이때다.

일본이나 독일, 러시아, 미국, 쿠바 등의 나라에서 도시농업이 전쟁의 상처를 치료하는 수단이 됐다는 것을 깨닫고 국내에서도 '도시농업 백화점'을 세우고 싶단 꿈을 키웠다. 각종 질병 치료에 탁월한 채소의 종자부터 재배에 필요한 도구나 비료 등 제품까지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해 도심 내 유휴 공간에서의 농업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시 강동구, 마포구 등에선 도시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된 상태다.

아시아종묘는 운영자금이 여유로워지는 대로 백화점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는 서울 근교 지역을 위주로 부지를 선정하는 작업 중에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email protected]

◇27년 수출 업력+국가 지원…글로벌 리더 도약 목표

아시아종묘의 장기 비전은 종자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있다. 오는 2021년까지 총매출의 50% 이상을 종자 수출로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해외 매출액은 2014년 40억9000만원에서 2017년 69억9000만원으로 70%가량 뛰었다.

현재 국외 36개국 257개사에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인도와 베트남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종자 회의를 비롯해 아프리카, 미국, 유럽 등에서 개최되는 각종 종자 회의는 아시아종묘의 최대 영업장이다. 매년 1월, 6월, 10월엔 각국 바이어(buyer)들이 직접 한국을 찾기도 한다.

류 대표는 "한 번 종자를 사서 팔기 시작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종자 회사들은 거래처 간 신뢰를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27~28년간 수출 업력을 쌓아왔기에 적당한 품종만 개발하면 수출을 수월히 증대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운영비가 부족해 판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기업들을 인수, 다국적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할 계획도 있다. 기존 오너의 지분을 10% 유지한다는 약속을 전제하고 유전자원 교류 등을 거쳐 신흥국 시장에 침투한다는 것이다. 투입 자금은 5~1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종묘는 2021년까지 종자 수출 2억 달러, 종자 교역량 세계 13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로부터 각종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돼 총사업비 4911억원을 지원하는 골든시드프로젝트에 참여해 양배추 토마토, 고추, 파프리카, 배추, 무, 수박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다양한 품종을 개발 중이며 농진청이 주관하는 '차세대 농작물 신 육종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2016년 말 완공된 김제 시드밸리(민간육종 연구단지)의 약 2만1000평 규모 부지를 20년간 무상으로 임대받기도 했다.

류 대표는 "종자 회사는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 첨단 시설이 필요해 땅이 많이 필요하지만 땅값이 비싸서 문제"라며 "국가에서 종자 산업에 관심을 갖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시도 중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자 산업에 책정된 국내 예산은 중국이 한 기업에 책정한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농업 쪽 전체 예산은 1조도 안 된다더라"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1일 서울 송파구 아시아종묘에서 류경오 대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양배추, 단호박 등의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2018.02.09. [email protected]

◇'웅성불임' 기술로 기술평가서 AA 2회 획득…상장 절차·비용 면에서 아쉬움도

 아시아종묘는 '월동형 윈스톰 양배추'를 개발해 지난해 종자 업계 최초로 장영실상 기술혁신상을 받았다. 내한성과 내병성이 강화된 양배추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해 일본산을 앞지른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아시아종묘의 기술력은 상장 과정에서도 입증됐다.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한 기업 중 최초로 나이스신용정보와 이크레더블 두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AA 등급을 받았다. 기술특례상장 통과 기준은 A와 BBB다.

한 번 개발한 종자 기술이 수출되면 이를 모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웅성불임(male sterility) 기술이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수꽃의 번식 기능이 한 번으로 제한돼 종자를 '도둑질'하지 못하게 한다.

류 대표는 "피나는 연구를 통해 개발한 굉장히 전문화된 기술"이라며 "중국 종자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체 개발을 하지 않고 기술을 도둑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이전상장을 하기까지는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상장 절차나 비용 등 측면에서 애로사항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지정 감사만 5년 받았다. 그중 3년은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농업회사가 국제회계표준(IFRS)에 의해 지정감사를 받는 것이 참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가세, 컨설팅비 등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며 "기술자 출신 오너들은 회계나 경영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보니 상장 추진 과정에서 회계·경영팀에 많이 휘둘리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 류경오 대표는?
1985년 건국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같은 대학교에서 원예학으로 농학석사를 취득했다. 서울종묘에서 동남아 수출팀장으로 일하며 종자 판매를 위해 전 세계를 누비다 1992년 아시아종묘를 설립했다. 2014년부터 한국종자수출협의회 회장과 한국종자협회 이사, 골든시드프로젝트 운영위원을 맡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한국원예학회 이사, 한국무역협회 이사상사 등을 역임하고 있다. 2016년부터 코넥스협회 부회장을 역임해왔고 이전상장과 동시에 코넥스 명예 회원이 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