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 클수록 정력 좋다?…日연구팀 "코주부원숭이 경우 사실"

등록 2018.02.22 16:40:0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코주부 원숭이.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8.02.22.

【서울=뉴시스】코주부 원숭이.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8.02.22.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코가 클수록 정력이 좋다'는 세간의 속설이 동남아시아 보르네오 섬에 서식하는 '코주부 원숭이'에게는 해당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주부(中部)대학교 및 교토(京都)대학 등의 국제연구진이 수컷 코주부 원숭이의 코 크기와 짝짓기의 상관 관계를 연구한 결과, 코가 클수록 체격이 좋고 번식력이 뛰어나며 암컷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주부 원숭이는 보르네오 섬 연안 및 하천 밀림 등에 서식하는 희귀 동물로, 수컷의 경우 성장하면 체격이 암컷의 약 2배가 되며 코가 길고 커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간 학계에서는 코주부 원숭이의 코 모양이 왜 이렇게 기이한 형태로 진화 했는지가 큰 수수께기였다.

연구진은 지난 10년에 걸쳐 야생 수컷 코주부 원숭이를 관찰하는 한편, 보르네오 섬 북부 말레이시아 사바 주에서 수컷 18마리의 코의 길이와 체격, 체중, 고환 크기 등을 측정했다. 또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수컷 코주부 원숭이의 울음소리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 결과, 코의 크기와 몸무게, 고환 크기에는 플러스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주부 원숭이는 수컷 1마리에 여러 마리의 암컷과 자식들이 군집을 형성해 생활하는데, 코가 더 큰 수컷이 더 많은 암컷을 이끄는 것으로 밝혀졌다.수컷 간의 관계에서도 코가 작은 수컷은 큰 수컷에게 괜한 싸움을 걸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수컷에게는 '코의 크기'는 눈에 쉽게 보이는 일종의 신호"라며 "상대방의 강함을 코 크기로 간접적으로 인지해, 암컷을 둘러싼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큰 코를 가진 수컷은 저음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암컷을 유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가 크면 저음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어, 수풀이 우거져 서로의 모습을 잘 볼 수 없는 정글에서 저음으로 암컷에게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글에서 암컷은 시각에만 의존해 우수한 수컷을 가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코 크기나 체격이라는 외형뿐 아니라 음성(울음소리)라는 청각적 신호도 수컷 선택에 중요한 요소다.

연구진은 "수컷의 저음 울음소리는 육체적인 강함과(체격의 크기) 높은 번식력의 증거"라며 "암컷을 매료하기 위한 큰 무기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큰 코가 성 선택에 유리하다"라는 진화론이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에서 처음으로 실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