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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틸러슨 경질, 커들러 등용…백악관 인사 태풍

등록 2018.03.17 08: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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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자신의 경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3.14.

【워싱턴=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자신의 경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3.14.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에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국정 운영의 양대 축인 외교와 경제 라인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물갈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전격 경질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후임자로 지명됐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CNBC 방송 경제평론가 래리 커들로가 대통령의 새 경제 책사로 임명됐다.

올해 들어서만 10명 넘는 백악관·행정부의 핵심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 곁을 떠났고, 그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새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은 혼돈 그 자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폼페이오 CIA 국장이 새 국무장관이 된다. 그는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다. 틸러슨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적었다.

스티븐 골드스타인 국무부 공공 외교 및 공보 담당 차관은 인사 발표 직후 "틸러슨 장관은 자신의 경질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가 함께 해임됐다.

틸러슨 장관은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그는 "직업 외교관들의 정직함과 성실함에 대해, 그리고 미국인들의 친절한 행동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협력과 지원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에 부정적이었고 이란 핵협정도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감한 외교 현안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충돌했다. 지난해 7월 한 회의에서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비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부터는 교체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후임자인 폼페이오 CI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외교 노선을 지지하는 매파 성향 참모다. 취임 후 매일 북한 핵문제, 중국·러시아의 스파이 활동, 중동 테러 등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며 가장 신뢰받는 참모로 부상했다. '트럼프 위스퍼러(Trump whisperer·트럼프에게 속삭이는 사람)'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외신들은 국무장관 교체가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앞두고 외교 라인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틸러슨 장관이 해임되고 강경파인 폼페이오 국장이 임명된 것은 어색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가장 신뢰받는 참모가 외교 사령탑을 맡는 것이 대화를 이끌어가기에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 라이 브룩=AP/뉴시스】 래리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14년 5월 14일 뉴욕주 라이 브룩에서 열린 뉴욕주 공화당 컨벤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8.03.15

【 라이 브룩=AP/뉴시스】 래리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14년 5월 14일 뉴욕주 라이 브룩에서 열린 뉴욕주 공화당 컨벤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8.03.15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NEC 위원장도 교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리 콘 NEC 위원장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히자 보수 성향 경제 평론가인 커들로를 후임자로 선임했다.

커들로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관리국 부국장을 지냈다. 이후 CNBC 방송의 경제 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16년 대선때는 비공식 경제 고문으로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다.

커들로는 대표적인 '트럼프 맨'이지만 전임자인 콘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자유무역을 신봉하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최근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제고를 요청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커들로는 NEC 위원장 선임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중국은 오랫동안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침과 의견을 같이한다. 그가 이끄는 팀이 대통령이 정한 정책을 잘 이행하도록 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올해 들어서만 10명 넘는 핵심 참모들이 떠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3일 언론인 단체가 주최한 만찬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사실 진짜 흥분되고 고무적이다. 왜냐면 새로운 생각을 (지닌 사람이 들어오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뒤집는게 좋다. 혼란이 좋다."고 말했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참모·보좌진을 잇따라 교체하면서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맞지 않는 참모들은 속속 백악관을 떠나고 '트럼프 맨'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의 경우 추가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하고 후임자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너무 경직돼 있고 브리핑을 길게 하는 점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회의 사무국장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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