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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MB 대응 전략은…증거조작→정치보복→무죄

등록 2018.03.19 18: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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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03.15.  [email protected]

검찰의 혐의 입증 증거 대해 '조작' 주장
측근들 진술 대해서는 신빙성 탄핵 전략
이명박 외친 '정치 보복' 프레임 펼칠 듯
증거인멸·도주우려 대해서도 '부인' 예상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검찰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에 맞설 변호인단의 대응 논리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혐의 입증에 내세우는 증거가 '조작'됐다는 논리와 함께 아울러 중요 관계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앞서 지난 14일 검찰의 밤샘 조사를 거친 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함께 본격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준비에 돌입했다.

 애초 변호인단 측에서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 및 검찰 수사 상황에 비춰봤을 때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18.03.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18.03.14. [email protected]

특히 변호인단은 검찰이 피의자 신문 조사 과정에서 증거 일부분만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구속 심사 및 재판 과정을 확인해야 본격적인 무죄 주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간 대응 논리를 구축한 변호인단은 먼저 검찰이 증거로 제시하는 문건 등 자료들이 조작됐거나 실무진 선에서 마무리된 것임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앞서 영포빌딩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다수의 청와대 문건을 확보한 바 있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그 문서는)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은 문건에 담긴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며, 해외 유명 로펌 에이킨검프가 무료로 소송을 지원해줬다는 등 일부 사실관계와 관련된 내용만을 전해 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도곡동 땅 판매대금 관련 계좌내역,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등 차명재산 관련 문건에 대해서도 "차명재산은 없다"라며 "보고받지 못했다"라는 등 실무진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과 관련된 문건의 신빙성을 부인하고, 나아가 이 전 대통령에게 범행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또 김 전 기획관, 김희중(50) 전 청와대 1부속실장,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불리한 진술을 내놓은 측근들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앞서 이들 측근들은 최근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기존 수사 기관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고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바 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울 수 있는 데에는 이들의 진술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이들을 두고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지목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자신의 죄를 감경받기 위해 허위 진술을 내놓았다는 취지다. 자신에게 불리한 점을 덮고 책임 소재를 이 전 대통령에게 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또 실무진들 사이에서만 이뤄진 일이라며 범행 가담 자체를 부인할 것으로도 보인다.

 즉,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 대부분이 조작됐고, 이를 통한 혐의 입증은 사실상 '정치 보복'임을 심사에서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통령이 앞서 국민에게 밝힌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증거인멸의 우려와 도주의 가능성 또한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과 소환 조사 출석 등 수사에 협조적이었음을 강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울러 주요 관계자들이 이미 구속돼 있어 진술을 맞출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도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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