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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총영사 추천은 日 멸망 대비?…기이한 예언가 드루킹

등록 2018.04.18 16: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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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언급하며 "올 초 대지진…서해 융기로 일본 침몰"

"일본인들 만주 이주…남북이 만주 차지해 통일한국 발전"

"내 일본 쪽 정보력은 국정원보다 나을 것, 믿어도 좋다"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7월19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7월19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류병화 수습기자 =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드루킹' 김모(48·구속)씨가 외교관 가운데 유독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인사 청탁한 이유는 뭘까. 그가 평소 주장해온 '일본 멸망'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씨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자신이 아는 일본통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 하지만 추천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앙심을 품고 김 의원을 공격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 비방 댓글의 추천 수를 부풀리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평소 일본에 관한 언급을 여러 차례 해왔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멸망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을 통일 한국이 흡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운영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조직에서 일본 침몰을 믿고 있었으며, 이를 준비하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경공모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심사를 통해 등급이 나뉘는 폐쇄적인 조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김씨 블로그에는 그가 올 초 일본에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며, 이후 서해가 융기해 일본이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보인다. 그는 일본에 대한 본인의 정보력이 국가정보원보다 우수하다면서 '전문성'을 자부하기도 했다.

 먼저 김씨는 지난해 7월19일 '송하비결의 재해석 일본 대지진이 온다'는 글에서 대지진 발생 시점을 올 초로 예언했다. 그는 "송하비결 안에서 일본 대지진은 2017년에 온다고 봅니다"라며 "저는 대략 2017년 말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음력이기 때문에 아마도 2018년 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은 결국 가라앉는다고 송하비결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수없이 일어나는 여진으로 서서히 침하되어 나라를 보존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라를 옮기고 도읍을 옮기게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7월19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7월19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email protected]

일본 침몰 이후 다수의 일본인이 만주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담았다. 이어 중국에서 전쟁이 발생해 남북이 힘을 합쳐 만주를 차지하게 되며,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을 흡수한 '통일 한국'이 발전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김씨는 일본 멸망의 조짐을 암시한 다른 글도 올렸다. '일본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닥쳐서 일본열도가 침몰하는 대사건이 일어나는 시기'라는 내용이 담긴 지난 2013년 8월26일자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2017년의 대지진이라고 송하비결에 적혀있지만, 이 지진은 수많은 여진을 동반하고 동시에 화산 폭발을 이끌어 내는 것 같습니다" "이 지진의 여파는 서해를 융기시키는데 이 시기 또한 2017~2023년까지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문제는 2017년의 대지진과 그 이후에 오는 여진들이 단순히 지진과 화산 폭발, 쓰나미만 몰고 오는 것이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일본에 산재한 50여개의 원자력 발전소들을 전부 궤멸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송하비결의 해석에는 없지만 내려오는 도가의 예언을 들여다보면 서해의 융기 때 대마도에서 제주도 사이에 커다란 땅이 솟아올라서 가라앉는 일본의 백성들을 모두 이 땅으로 옮겨놓는다고 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9월29일 블로그 게시물에서도 "도카이 대지진이 예언된 대로 일본열도의 침강과 서해의 융기를 일으킬 정도로 강력하다면 아마 진도 9~10에 이르는 대지진일 것" "출간본에서는 위 구절들을 전부 2008년부터의 사건으로 풀어서 하나도 맞지를 않았습니다. 사실은 2018년부터의 사건인 것입니다"라면서 일본 대지진 발생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도카이대지진의 영향은 동해안에서부터 상하이까지의 잘록한 부분에 충격을 주어서 융기를 시키게 됩니다. 일본열도가 가라앉는 만큼의 충격이 서해 융기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천재지변이 불과 6년 후에 다가오는 것입니다"라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6월23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블로그 2017년 6월23일자 게시물. 2018.04.18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캡처) [email protected]

김씨의 게시물 가운데서는 스스로 일본 전문가로 자부하는 내용의 문구도 있다. 김씨는 지난해 6월23일 블로그에 "최근 제가 접한 정보 중에는 일본 기업의 고위 관계자 다수가 '연말에 큰 전쟁이 있다'는 말을 흘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동남아 화상(華商)들의 정보력은 유명한데 이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일본 쪽 정보에 관한한 제 정보력은 믿어도 좋습니다. 아마 국정원보다 나을 겁니다"라고 자신했다.

 김씨가 운영한 경공모 조직이 일본 멸망을 예정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려 했다는 발언도 있었다. 경공모는 김씨가 소액 주주 운동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현을 기치로 꾸린 단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회원을 등급 순으로 '노비·달·열린 지구·숨은 지구·태양·은하·우주' 등 7단계로 나누면서 대화방을 구별하는 등 민주적인 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형태로 운영된 단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의 경공모 회원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결국은 침몰한다고 믿고 있다. 일본을 벗어난 자본들이 또 그런 곳이 필요한 그런 시점이 온다고 준비를 해야 하는 거죠. 당연히 그쪽에서 영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줄을 대야하는 것이 당연히 맞을 것 같고"라고 말했다.

 그는 "침몰하면 그 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우리나라나 북한, 만주라든지 결국은 공간이 필요할 텐데 이제 여기도 우리 조직 내에 있는 사람이 그 부분을 준비해야 된다. 그런 식의 계획이 있는 거죠"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총영사로 가서 미리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인지'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오사카 총영사 추천 대상이 된 변호사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드루킹씨와 2009년부터 알고지내는 사이로 경공모의 취지에 공감해 회원으로 활동했으나 2017년 4월 이후에는 강연이나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 후 경공모의 활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드루킹씨는 저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겠다고 미리 저와 상의한 사실이 없다. 드루킹씨는 제가 일본에 유학했고 일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만일 저를 추천했다면,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총영사 직위를 위한 인사검증에 제가 동의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다. 현재 저는 일체 경공모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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