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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몰락? 김경문-NC 7년만에 결별…씁쓸한 퇴장

등록 2018.06.11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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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시스】최동준 기자 = 20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 보고 있다. 2017.10.20. photocdj@newsis.com

【창원=뉴시스】최동준 기자 = 20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 보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달’이 떠났다. 김경문(60) 감독이 7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NC 다이노스를 떠나게 됐다. NC는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8로 석패한 뒤 ‘현장 리더십 교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단 체제를 개편한다면서 사령탑 교체를 알렸다. 하필 김경문 전 감독이 역대 6번째로 17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날이었다. NC는 “김경문 전 감독 이후 유영준 단장을 감독 대행으로 정해 남은 시즌을 치른다”고 밝혔다.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단장 대행을 맡는다. NC는 “김 감독은 구단의 고문으로서 호칭과 예우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구단은 경질인지, 사퇴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경질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어 코칭스태프 개편도 이뤄졌다. 김평호 수석코치와 양승관 타격코치가 사의를 밝혔고, 1군 투수코치이던 최일언 코치는 잔류군 투수코치로 보직을 바꿨다. 김경문 전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 이어 NC에서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한채 떠나게 됐다. 개인 통산 896승을 거둔 김경문 전 감독의 퇴진으로 역대 3번째 1000승 감독의 탄생도 먼 미래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욕의 7년’ 성적 부진 속 막을 내리다

 2011년 9월 6일부터 2018년 6월 3일. 김경문 전 감독이 NC의 사령탑을 맡았던 기간이다. 2011년 6월 중순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경문 전 감독은 그 해 9월 당시 신생구단이던 NC의 초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적응 기간을 거친 NC는 2013년 1군 무대에 데뷔해 김경문 전 감독의 지휘 속에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1군 데뷔 첫 해이던 2013년 7위(52승 4무 72패)로 선전한 NC는 2014년 3위(70승 1무 57패)를 차지했다. 신생팀 사상 역대 최단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신흥 강호’로 올라선 NC는 2015년 3위(84승 3무 57패), 2016년 2위(83승 3무 58패), 2017년 4위(79승 3무 62패)에 오르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김경문 전 감독은 2016년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끌기도 했다.

 NC의 화려한 시절을 이끈 김경문 전 감독은 두 번이나 NC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하위권을 맴돌았고, 지난달 20일 이후에는 계속해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김경문 전 감독이 물러난 지난달 3일 NC와 9위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차는 5.5경기까지 벌어졌다. 투타가 모두 무너진 모습이었다. NC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불펜 투수진은 부진을 거듭하며 붕괴됐고, 선발 로테이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주축들이 줄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NC 타선도 침체됐다. 외국인 투수들도 신통치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로건 베렛은 9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49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채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3일 기준으로 NC의 팀 평균자책점(5.59), 팀 타율(0.248), 팀 타점(219개) 등 주요 지표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계속되는 부진 속에 결국 NC 구단은 사령탑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베렛의 교체를 두고 갈등을 겪는 등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잡음이 NC의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결국 김경문 전 감독의 퇴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NC에서도 풀지 못한 ‘우승의 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며 명장으로 올라선 김경문 전 감독은 유독 KBO리그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김경문 전 감독이 두산을 지휘했던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은 단골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도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김경문 전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것은 2006년이 유일했다. 2004~2005년, 2007~2010년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김경문 전 감독은 두산을 이끌고 2005년과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5년에는 삼성에 4전 전패를 당했고, SK 와이번스와 맞붙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먼저 2승을 하고도 3~6차전을 내리 져 고배를 마셨다. SK와 재대결한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 승리 후 내리 4연패를 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김경문 전 감독은 “내가 준우승 전문 감독이잖아” “준우승이 지긋지긋하다. 가슴에 한으로 남았다”면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는 했다. 하지만 NC에서도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났다. NC는 2016년 창단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나섰으나 두산에 4전 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역대 3번째 1000승 감독 언제쯤?

 김경문 전 감독이 두산과 NC를 거치며 쌓은 승수는 896승(774패 30무)이다. 2016시즌을 마치고 NC와 3년 재계약을 한 김경문 전 감독이 임기를 채운다면 1000승 고지를 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떠나면서 1000승 감독의 탄생도 미뤄지게 됐다.

 KBO리그에서 1000승을 달성한 것은 단 두 명뿐이다. 김응용 전 감독이 1554승, 김성근 전 감독이 1388승을 거둬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 뒤를 김인식(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 전 감독이 잇고 있다. 역대 6번째로 많은 승리를 챙긴 김경문 전 감독은 900승 달성에 4승만을 남긴 상황에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말았다. 김경문 전 감독이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KBO리그에서 1000승 감독의 탄생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된다.

 현직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사령탑은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으로, 3일까지 498승을 거뒀다. 최근까지 1군 지휘봉을 잡았던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629승),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584승)도 1000승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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