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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서 北 어선 표류 급증…낡은 목선 끌고 '어로 전투' 왜?

등록 2018.06.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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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식량난 해결…낡은 목선 먼 바다서 무리한 조업

김정은 '어로 전투' 독려…中 조업권 넘겨 연안 조업 불가

【울릉=뉴시스】강진구 기자 = 지난 26일 오후 1시 40분께 경북 울릉군 독도 서도 어민숙소에서 동쪽으로 40m 떨어진 해안가에서 북한에서 떠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발견됐다.2018.03.28.(사진=울릉군 제공) photo@newsis.com

【울릉=뉴시스】강진구 기자 = 지난 26일 오후 1시 40분께 경북 울릉군 독도 서도 어민숙소에서 동쪽으로 40m 떨어진 해안가에서 북한에서 떠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발견됐다.2018.03.28.(사진=울릉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최근 북한 소형 어선들이 우리 동해에서 표류하다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20분께 속초 동방 118해리 해상에서 기관고장 및 침수로 표류하던 북한 소형 어선을 우리 어선이 발견·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함정 1척을 급파해 선원 5명을 구조했다.

 앞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 잔해가 울릉도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3일 오전 10시께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리 해변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 잔해를 주민이 발견에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잔해에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등록번호가 빨간색 글씨로 표기돼 있었다.

 또 지난해 12월2일 오전 8시께 울릉도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을 우리 해군이 발견해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북한 어선은 오징어 조업을 하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기상 악화 등으로 북상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어선에는 선원 8명이 타고 있었다. 우리 해경과 해군은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 5시께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북한 소형 어선들이 우리 동해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이유가 뭘까.

 북한 소형 어선들의 무리한 조업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와 식량난 해결을 위해 이른바 '어로 전투' 정책을 강조하면서 북한 어민들에게 무리한 조업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뒤 어획량이 2012년 73만톤, 2014년 84만톤, 2015년 93만톤까지 늘었다.

 핵·미사일 실험 등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가 대부분 차단됐다. 하지만 북한산 수산물이 중국 접경지역 불법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업 환경 역시 열악하다. 북한 어선 대부분 길이 10m 안팎의 낡은 목선이다.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먼 바다에서 조업이 불가능하다. 언제 고장 날지 모를 낡은 엔진과 잦은 기관 고장, 연료 부족이 심각한데다, 맨손으로 그물을 내리고 끌어 올리는 예전 조업 방식이 대부분이다.

 특히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중국에 연안 조업권을 팔아넘겨 북한 어민들은 목숨을 담보로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먼 바다에서 조업할 수밖에 없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북·중어업협정 체결 당시 서해를 포함한 북한 수역에 조업한 중국 어선은 144척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709척까지 증가했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업권을 구매한 중국 민간업체들이 지난 2004년부터 동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면서 어족 자원이 '씨가 마를 정도'다.

 낡은 소형 목선이 대부분인 북한 어선들이 무리하게 먼 바다에서 조업하면서 표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청진이나 함흥, 원산 등에서 출항한 소형어선이 600~700km 떨어진 동해 황금어장인 '대화퇴어장'까지 내려와 조업하다 기관 고장 등으로 일본 서부해안까지 표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해경·해군은 경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기관 고장이나 귀순 목적 등으로 북한 어선이 우리 측 해역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계 근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 해역으로 넘어오는 북한 어선은 관련 규정과 처리 절차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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