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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모사드의 이란 핵문건 빼내기 작전, '오션스11'과 흡사"

등록 2018.07.16 13: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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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모사드 대원들이 테헤란에 침투

파르친 핵시설 지하 폭발실험실 사진도 포함돼

이란은 "위조된 문건"으로 주장해

【텔아비브(이스라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텔아비스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과거 핵무기 개발 계획 증거라며 이스라엘이 최근 입수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최근 과거 이란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건 500㎏분 5만5000쪽과 CD 183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8.5.1

【텔아비브(이스라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텔아비스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과거 핵무기 개발 계획 증거라며 이스라엘이 최근 입수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최근 과거 이란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건 500㎏분 5만5000쪽과 CD 183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8.5.1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지난 1월 31일 이란 테헤란 상업지구의 한 창고를 급습해 방대한 분량의 핵무기 기술 관련 정보를 빼냈던 작전이 영화 '오션스 11'과 흡사할 정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월 31일 한밤중에 모사드 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창고 안에 들어가 32개의 금고를 열어 무려 5만페이지가 넘는 파일 및 각종 메모와 동영상 등이 담겨있는 컴팩트디스크 163개를 가지고 나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무게로는 500kg이 넘는 양이다. 이 작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처럼 기막힐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대담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스파이들이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빼내왔다는 사실은 지난 4월30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네타냐후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고, 이것이 트럼프가 2015년 이란 핵협정을 폐기하기로 마음을 굳히는 또다른 이유가 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모사드가 문제의 창고를 주목한 것은 2년전 쯤부터였다. 당시는 이란이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핵무기 폐기와 관한 협정을 체결한 이후였다. 이란 당국자들은 전국에 있는 핵개발 관련 문건들을 모아 수도 테헤란의 상업지구에 있는 창고에 보관했다. 이 창고는 이란의 핵프로그램과 무관했고, 이란 국방부 문건에도 드러나지 않는 곳이었다. 심지어 24시간 삼엄하게 경비하는 움직임도 없었다. 한마디로 겉으로만 보면 평범한 창고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인들이 몰랐던 한가지 사실은, 이스라엘 스파이들이 이미 2016년부터 핵프로그램 관련 문건 수집과 이동과정을 염탐하고 촬영까지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모사드 소속 스파이들은 지난해 창고 안에 들어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스라엘 한 고위 정보 관리는 NYT에 창고 안에 들어가는 작전이 영화 '오션스 11'과 매우 흡사했다고 상황을 표현했다.

NYT에 따르면, 모사드는 정보를 빼내올 때 몰래 들어가 문건의 사진을 찍고 나오는 방식을 많이 구사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모사드 책임자가 처음부터 문건을 가지고 나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삼엄한 경비가 없다하더라도, 매일 오전 7시에 경비원이 출근하기 때문에 그 전에 일을 마치려면 사진을 찍기 보다는 그냥 가지고 나오는게 시간이 더 적게 걸린다는게 이유였다. 작전에 동원된 인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모사드의 예상대로 오전 7시 출근한 경비원은 문이 부숴져있고, 창고 안에 있던 문건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비상벨을 울렸다. 이후 침입자들을 찾기 위해 수만명의 군인 및 경찰들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테헤란 창고있던 핵프로그램 관련 문건들이 도난당했다고 공개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주 NYT를 포함해 3명의 기자들을 초청해 지난 1월 이란에서 빼내가지고 온 정보의 일부를 공개했다. NYT는 이 정보들을 보면 그동안 전문가들이 의심해왔던 것들이 상당수 사실이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핵 전문가인 로버트 켈리는 이란 자료들을 검토한 후 " 문건들은 그들(이란인들)이 핵폭탄을 만드는 일을 해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NYT는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한 문건들의 진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 일부 문건은 이란이 핵개발 프로젝트를 더욱 은밀하게 진행하기 시작했던 때인 최소 15년 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자료 중에는 파르친 핵시설 지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강철 공간을 찍은 사진까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공간이 핵폭탄 폭발시험을 하는 곳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문건들과 주장 전체를 '사기'로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문건을 검토한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자들은 진본으로 믿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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