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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종전선언 속 불거진 北석탄 의혹···文대통령 '해법 고심'

등록 2018.08.09 1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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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복귀 후 경제 이슈에 매진···이틀 연속 일정비운 채 '정중동' 행보

美 볼턴 발 대북 강경 목소리 계속···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도 '가물'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충남 계룡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닷새간 취임 두번째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18.08.0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8.03.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연내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 정상의 잰걸음에 잇단 악재가 등장하며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이 확산되는 것이 종전선언 추진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별다른 공식 일정없이 국내외 현안 해법 마련을 구상 중이다. 은산분리 원칙 완화를 앞세운 규제혁신 현장 행보 뒤 이틀 연속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름휴가 복귀 뒤 경제 이슈에 매진해 왔던 문 대통령이지만 그 사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마찰음이 꾸준하게 들려왔다. 미국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앞세워 연일 대북 제재와 관련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3일 연속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인터뷰에 나서며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최대 압박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단호한 어투로 대북 제재완화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대북 메시지의 전면에서 사라졌던 볼턴 보좌관이 다시 등장한 것은 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북한 압박 강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볼턴 보좌관이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보좌관과 논의했다는 내용을 거론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한 사전 경고성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러시아와 주파수를 맞추며 대북 제재 해제를 모색하려는 북한의 움직임과 암묵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대오를 흩뜨리지 말라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정 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산 의혹을 받고 있는) 석탄 밀반입에 대한 한국의 수사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고 기소를 포함해 한국법에 따라 적절히 처리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청와대도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8일 "이 문제에 대해 문제를 삼는다면 가장 문제를 삼아야 할 미국이 한국 정부를 신뢰하는데 우리 언론이 이 문제를 계속 부정적인 보도를 내보내는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볼턴 보좌관이 인터뷰에서 정 실장과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수사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힌 부분은 통상적인 한·미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간 조율 과정에서 오고간 것"이라며 "정 실장은 지속적으로 볼턴 보좌관과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주제로 다양한 협의를 상시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러한 모습은 그동안 관세청·외교부 사안이라며 한 발 물러서 있던 기존 청와대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관련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청와대가 전면에 나선 것도 더이상 방치할 경우 종전선언을 포함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서 중국을 포함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입장으로 선회하며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흐름 속에 불거진 대북 제재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도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남북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조기 남북정상회담 추진도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김 대변인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8월말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관련해서 진전된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크게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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