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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불모지 韓]일본 등 해외펀드 '승승장구'…국내 리츠는 '걸음마'

등록 2018.10.21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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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리츠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8%…해외 부동산펀드보다 4%P↑

미국은 세계 최대 리츠 시장…25% 국민이 리츠펀드 투자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일본, 싱가포르도 급성장…일본 세계 3위

"시작부터 다른 구조, 과거 부정적 경험…다만 금융상품의 매력 여전"

[리츠 불모지 韓]일본 등 해외펀드 '승승장구'…국내 리츠는 '걸음마'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국내 공모 리츠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일본 리츠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일본 리츠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기준 8%를 넘어서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부동산 전체 펀드의 수익률보다도 두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 리츠와 비슷한 시기에 시장이 형성된 싱가포르 리츠보다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국내 리츠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리츠, 연초 이후 8%↑…최근 1년 수익률은 10%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일본 리츠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8.4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부동산펀드(4.42%)와 국내부동산펀드(1.70%)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각각 4%포인트, 6.8%포인트가량 높은 수익을 거뒀다.

리츠 별로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JapanREITs부동산투자신탁 1(리츠-재간접형)종류C-f'가 연초 이후 8.94%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밖에 '한화JapanREITs부동산투자신탁 1(리츠-재간접형)(C1)' 8.13%, '한화아시아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A)' 0.54% 등이 뒤를 이었다.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으로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한다. 이후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 수익을 올린다. 기본적인 주가 상승과 더불어 임대료, 부동산 매각 차익 등을 90%가량 배당하는 것이다.

일본 리츠펀드는 일본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한다. 일본 리츠는 오피스나 산업재, 물류창고, 리테일, 호텔 등 다양한 부동산을 자산군으로 편입한다. 최근 일본의 높은 상업용 부동산 인기 덕분에 일본 리츠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 세계 최대 리츠 시장은 '미국'…일본 리츠도 급성장

세계 최대 리츠 시장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리츠 시장은 8500억 달러 규모로 이미 미국인의 25%가량은 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NAREIT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4.2%로 이미 S&P 500의 배당수익률(2.19%)을 뛰어넘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미국 리츠는 자산이 다변화되고 산업 변화와 함께 상품별 수익률 편차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미국, 호주 등과 비교해 비교적 늦은 2000년에 리츠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츠의 개인투자 비중이 47%(개인 11%, 투자신탁 36%)에 달할 만큼 대중적으로 성장했다.

한국리츠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현재 일본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59개이며 약 111조4000억원으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2위를 차지한 호주와 약 40조원의 격차가 난다.

일본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4% 내외로 0.05%인 일본 10년 만기 국채와의 스프레드도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밖에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2002년)도 지난 5월 기준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이 66조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전체 GDP 대비 리츠 시장의 비중은 15.7% 수준이다.

【서울=뉴시스】국내 리츠 연도별 수익률 (제공=한국리츠협회)

【서울=뉴시스】국내 리츠 연도별 수익률 (제공=한국리츠협회)


◇지지부진한 한국 리츠 시장…"다만 투자 매력은 여전"

일본(2000년)과 싱가포르(2002년)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한국의 리츠 시장은 유일하게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총 193개다. 이 중 일반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는 4개에 불과했다.

최근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상장으로 상장 리츠가 6개로 늘었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다. 평균 시가총액은 300억원 미만이고 시가총액 기준 2000억원 이상인 중대형 리츠는 최근 상장한 2개에 불과하다.

직접 일본 리츠를 운용하고 있는 유나무 한화자산운용 과장은 "시작부터 일본 리츠와 한국 리츠는 달랐다"며 "일본 리츠는 기본 리츠 개념대로 영속성이 있게 운영된 반면 국내 리츠는 일정 기간만 운영되는 만기 형태로 발전해왔다"고 지적했다.

유나무 과장은 "이런 문제 때문에 국내 리츠 시장은 기존 부동산 펀드와의 차별점을 가질 수 없었다"며 "1사 1물 형태로 형성된 점도 일본 리츠와 다른 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국내 리츠 시장 형성기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했던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2011년 다산리츠는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으로 상장 폐지됐고 골든나래리츠는 주가 조작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도 "국내 리츠 시장이 형성될 당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다"며 "당시 기억 때문에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에서도 규제와 통제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조 단위의 상장 리츠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홈플러스 리츠'도 상장 예정일을 내년 2월로 늦추면서 리츠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리츠 시장에 대한 우려와 별개로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중 리츠 펀드의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유재하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수익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배당금의 예측가능성도 높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어 금융상품으로서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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