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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美 '중거리핵전력 조약' 탈퇴시 군사균형 회복 조치"

등록 2018.10.22 22: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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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조약 준수 헌신… 미국 관련 조약 위반"

"볼턴 보좌관으로부터 관련 해명 들을 것"

러시아 "美 '중거리핵전력 조약' 탈퇴시 군사균형 회복 조치"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서 탈퇴할 경우 러시아는 군사적 균형 회복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RT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INF 조약 탈퇴 경고 발언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INF 조약이 금지한 시스템을 계속해 개발하는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행동을 지속할 경우 러시아는 자체 안보 확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그러한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하면 다른 국가들, 특히 러시아의 해당 분야 균형 회복을 위한 행동도 불가피해진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바 있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러시아는 INF 조약을 준수하는데 헌신하고 있지만 미국이 스스로 관련 조항들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은 수차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난을 직접 반박했다"면서 "러시아는 미국이 해당 조약의 원칙과 주요 조항들을 훼손하고 있다는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했고 사실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요격뿐 아니라 중·단거리 미사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사실상 중·단거리 미사일과 차이가 없는 공격용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INF 조약 탈퇴는 약 6개월이 걸리는 긴 과정이지만 탈퇴 의사 표명으로도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면서 "그러한 행보가 실행될 경우 세계는 더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해당 조약에는 탈퇴절차가 명시돼 있지만 미국측은 아직 그 어떤 조약 탈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2~23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관련 해명을 듣고 싶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정부가 관련 조약을 위반했다"면서 INF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INF는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이 조약은 사거리가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국 외교부도 22일 "이 조약은 국제 긴장 완화와 핵 군축 프로세스 추진, 전 세계의 전략적 안정 및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조약 탈퇴는 여러 방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비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또 "이번 조약 탈퇴를 놓고 중국을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관련국이 그동안 어렵게 얻은 성과를 소중히 여기고 협상을 통해 적절히 처리하고 조약 탈퇴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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