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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그룹 비핵심자산 매각·자사주 매입 요구(종합)

등록 2018.11.14 10: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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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심지분 팔고 자본금 빼 자사주 매입하라"

현대차 공식입장 안 내…업계 "지나친 경영간섭"

엘리엇, 현대차그룹 비핵심자산 매각·자사주 매입 요구(종합)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자사주의 대규모 매입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13일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낸 서신에서 글로벌 컨설팅사 콘웨이 맥킨지의 독립분석보고서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이며, 현대차는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최소 14조원의 여유현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킨지는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주주환원의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된다"고 지적했다. 주주환원의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이 선택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 소유 구조 하에서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하면 현대차그룹이 이중 23%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맥킨지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얻은 대금을 주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맥킨지는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에 대해 "자동차회사답지 않은 지출"이라며 "매입에 100억 달러가 들었는데 건립에 추가적으로 50억~10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전부지 매입후 현대차 3사는 14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토요타, 닛산, 포드, GM, 폭스바겐은 핵심 전략에 대한 투자에 집중해온 반면, 현대는 자동차 영역과는 무관한 광고, 호텔 부동산, 생명보험 등에 47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녹십자생명보험 지분과 제주도 해비치호텔&리조트 등을 언급했다.

엘리엇은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것을 포함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등 다른 주주들과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한 그룹 관계자는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만 이런 요구에 일일이 다 대응하는 것이 맞는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을 빼고,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해 자사주를 매입하라는 것은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며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는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요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3.0%, 2.1%, 2.6% 확보하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개입, 차익 실현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데다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며 주가가 하락하며 5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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