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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송환 디데이 연기되나…"차라리 총맞고 죽겠다"

등록 2018.11.15 1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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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5일부터 난민 송환 개시

【방글라데시=AP/뉴시스】로힝야 난민인 누룰 아민(35·왼쪽)과 모하메드 셀림(23)이 14일 방글라데시 잼톨리 난민캠프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들 가족은 15일로 예정된 미얀마 본국 송환 명단에 포함됐지만, 송환을 원치 않아 도망가거나 어딘가로 숨었다. 이들은 통신에 "우리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며 송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2018.11.15.

【방글라데시=AP/뉴시스】로힝야 난민인 누룰 아민(35·왼쪽)과 모하메드 셀림(23)이 14일 방글라데시 잼톨리 난민캠프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들 가족은 15일로 예정된 미얀마 본국 송환 명단에 포함됐지만, 송환을 원치 않아 도망가거나 어딘가로 숨었다. 이들은 통신에 "우리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며 송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2018.11.1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총을 쏜다면 차라리 총을 맞겠다."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이슬람 소수족 로힝야 난민 송환이 15일 시작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는 미얀마와의 합의에 따라 이날 2200여명을 시작으로 로힝야 난민 송환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귀환 명단에 오른 난민 다수가 송환을 거부하며 난민캠프에서 탈출해,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방글라데시가 로힝야 난민 송환을 당초 예정된 15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 및 난민들이 송환을 거부하며 탈출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AP통신도 방글라데시 당국은 로힝야 난민 송환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송환이 실시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글라데시는 송환을 원치 않는 로힝야 난민들은 강제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며, 송환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본국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송환명단에 오른 로힝야 난민들의 말은 다르다.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아내와 다른 가족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도망가고 없다. 그들은 미얀마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누룰 아민(35)이라는 로힝야 난민은 14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총으로 쏘겠다고 하면, 우리는 기꺼이 총알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송환 명단에 포함된 모하메드 셀림(23)이라는 또 다른 난민도 자신의 아내와 다른 가족들은 돌아가지 않기 위해 어딘가로 숨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받아준)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민에 감사하고 있다"며 "제발 돌려보내지 말라"고 애원했다.

통신은 이같은 로힝야 난민의 목소리를 전하며, 송환 예정자들이 다수 난민캠프에서 탈출해 송환 디데이를 하루 앞둔 14일 밤 난캠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한편,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에 모여 사는 이슬람 소수족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는 무국적자로 차별을 받아왔다.
【잠톨리=AP/뉴시스】로힝야족 남성과 아이들이 지난 11월27일 방글라데시 잠톨리에 있는 난민촌 옆을 걸어가고 있다. 2017.12.08

【잠톨리=AP/뉴시스】로힝야족 남성과 아이들이 지난 11월27일 방글라데시 잠톨리에 있는 난민촌 옆을 걸어가고 있다. 2017.12.08



그러다 지난해 8월 로힝야 무장세력이 경찰서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은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학살, 성폭력 등의 잔학행위가 이뤄졌다.

이에 로힝야족은 군부의 탄압을 피해 국경이 맞닿은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로 피난했다. 지난 한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은 72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로힝야족 송환에 대해 합의했다. 그러나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사회는 미얀마에서 로힝야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송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3일 방글라데시 정부 측에 전화를 해, 로힝야족이 본국으로 돌아가게되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될 것이라며 송환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등, 로힝야족의 본국 송환이 시작되면 방글라데시는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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