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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김재환 "아무것도 말고 야구만 해보자···" 지성감천

등록 2018.11.19 16: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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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2011년의 일은 후회돼"

"야구장 안팎에서 성실하게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환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18.11.19.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환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18년 KBO리그 최고의 별로 떠오른 두산 베어스의 거포 김재환(30)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먼저 2011년 이야기를 꺼냈다.

김재환은 19일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 카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111표 가운데 1위표(8점) 51장, 2위표(4점) 12장, 3위표(3점) 8장, 4위표(2점) 2장, 5위표(1점) 3장 등 총 487점을 받아 MVP로 등극했다.

올 시즌 두산의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한 김재환은 타율 0.334(527타수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홈런, 타점 부문 1위에 올라 타격 2관왕에 등극했다. '잠실 홈런왕'은 1995년 김상호(25개)와 1998년 OB의 타이론 우즈(42개)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수상 직후 김재환은 "감사하다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나에게 이런 상이 돌아온 것 같다"며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을 더 무겁게 가지고 가겠다. 남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며 좋은 모습만 보이도록 하겠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는데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김재환이 먼저 언급한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은 2011년의 일이다.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로 선발된 2011년 10월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여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MVP를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이름이 불린 후 어안이 벙벙했다"고 답한 것 또한 2011년의 일 때문이다.

'금지약물 복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김재환은 2016년과 지난해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MVP 투표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6년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난 김재환은 최근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의 눈부신 성적을 냈지만, 늘 비아냥이 뒤따랐다. 이 탓에 마음고생을 했다.

김재환은 2011년 금지약물 복용 적발에 대해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하루도 안 빠지고 후회했다"고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최근 3년 정도가 가장 힘들었다. 야구는 잘 됐지만, 안 좋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 바깥 생활을 절제했다"며 "가족들도 함께 힘들어했다. MVP를 받았어도 걱정을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먼저 해당 사건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김재환은 "하지만 워낙 말이 많은데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먼저 말을 꺼냈다. 사람들과의 약속이라는 생각에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밝혔다.

수상 직후 벅찬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 김재환은 "나보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 때문에 감정이 조금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환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11.19.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두산 김재환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인만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야구장 안팎에서 좋은 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좋은 모습일 것이다. 앞으로의 인생이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나의 모습"이라며 "앞으로 안 좋은 이야기도 감수해야 한다. 야구장에 오는 팬들이 있어 내가 존재하는만큼 그 분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MVP 부상으로 받은 3300만원 상당의 K7 차량도 기부할 생각이다. "MVP를 받는다면 기부할 생각이 있었다. 주위에 고마운 분이 많다. 받은만큼 베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던 2016년은 김재환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2014년에 힘들게 결혼을 했다. 상상도 하지 못할만큼 무모하게 결혼했다. 결혼했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아이들이 태어났다. 가족들을 먹여살려야 해서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그만두기 전에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야구만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2016시즌부터 휴식일인 월요일에도 쉬지 않고 훈련을 했다"며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고, 그것이 나만의 루틴이라고 생각해 지금도 꾸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MVP를 받을 만한 시즌이었지만, 김재환은 자신의 시즌에 100점 만점에 50점만 줬다. 옆구리 부상 속에 팀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탓이다.

김재환은 "나으려면 쉬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해서 지금 쉬고 있는 중이다"며 "끝이 좋지 않아 올 시즌은 50점이다. 내년에는 100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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