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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팰리세이드 디자인한 김준호 현대차 외장디자인 책임연구원

등록 2019.01.03 15: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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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車디자인이 가장 위험...가치 인정해주는 소비자들 늘어날 것"

"강인한 외관과 함께 넓은 실내공간도 확보해...가장 힘들었던 도전"

"디자이너 의견 존중하는 문화 큰 도움...사진과 실물에 큰 차이 있어"

【화성=뉴시스】전진환 기자 =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한 김준호 현대자동차 그룹 외장디자인 2팀 책임연구원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며 팰리세이드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02. amin2@newsis.com

【화성=뉴시스】전진환 기자 =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한 김준호 현대자동차 그룹 외장디자인 2팀 책임연구원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며 팰리세이드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02. [email protected]

【화성=뉴시스】박민기 기자 = "디자이너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자신의 작품이 '무난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무난하다'는 단점이 없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특별히 눈에 띄는 장점도, 특징도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호불호가 많은 디자인이 대부분 시장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열풍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플래그십 대형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선보인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 첫 날 3468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열띤 관심을 입증했다.

팰리세이드는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과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현재까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외관 디자인에서는 유독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풍부한 볼륨감과 입체적인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을 바탕으로 한 강인한 이미지를 통해 '당당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21일 경기 화성에 있는 롤링힐스 호텔에서 팰리세이드를 통해 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제시한 김준호 현대자동차그룹 외장디자인2팀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김 연구원은 2004년 일본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에 입사해 2009년까지 도요타디자인 도쿄 스튜디오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담당하다 같은해 12월 현대차에 입사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원조 도요타 '싸이언 xD'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팰리세이드는 초기 상품 기획 단계부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중점을 두며 개발됐다. 국내에서는 플래그십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라인업을 대표해야 함과 동시에 가장 큰 대형 시장인 북미에서는 베스트셀링 모델 '포드 익스플로러'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와 북미 시장을 통틀어 차에서 강인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외관에 볼륨감과 머슬 타입의 느낌을 표현하려면 내부 공간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데 팰리세이드는 소비자 만족을 위해 오히려 내장을 더 보강해야 했습니다. 넓은 내부 공간을 유지시키면서 외향적으로는 또 다른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팰리세이드 전면부와 사이드에 적용된 입체적인 볼륨 프론트, 바디 볼륨 등은 현대차에서 처음 이루어진 시도였고 나름대로 새로운 노하우를 발견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였습니다."

김 연구원은 팰리세이드를 디자인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면 북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성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대차 역사상 가장 많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모델이다.  

"현대차에 입사한 지 만 8년이 지났지만 개발 과정에서 팰리세이드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소비자들을 위한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모델이고 또 그만큼 현대차 역사상 가장 디테일한 차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팰리세이드 내부에는 6개의 USB포트와 16개의 컵홀더가 있습니다. USB포트가 6개씩 있는 차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고 북미 시장에서 컵홀더를 16개 제공하는 차 역시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디자인 외적인 부분에서도 철저히 사용자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며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화성=뉴시스】전진환 기자 =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한 김준호 현대자동차 그룹 외장디자인 2팀 책임연구원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며 팰리세이드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02. amin2@newsis.com

【화성=뉴시스】전진환 기자 =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한 김준호 현대자동차 그룹 외장디자인 2팀 책임연구원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에서 뉴시스통신사와 인터뷰를 하며 팰리세이드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1.02. [email protected]

김 연구원은 팰리세이드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현대차의 작업 환경을 언급했다. 디자인 단계에서 과거에 비해 디자이너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고 설계팀에서도 이에 적극 호응해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가 도요타에서 일할 때만 해도 현대차의 'YF 쏘나타'가 나오기 전까지 일본은 철두철미하게 엔지니어링 위주로 흘러갔습니다. 그만큼 디자이너의 자유도나 힘 역시 없었고 설계된 대로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YF 쏘나타가 나온 이후 일본에서도 현대차의 디자인에 충격을 받았는지 디자인 완성도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엔지니어링쪽에서 디자이너의 방향을 최대한 구현해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특히 팰리세이드 개발 과정에서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팰리세이드를 디자인하면서 참고한 타사 모델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연구원은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했다.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할 때 딱히 참고한 차는 없었습니다. 팰리세이드를 최고의 차로 만들겠다는 이상엽 외장디자인센터장 전무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독창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라인 하나를 쓰거나 사소한 것을 할 때도 카피하지 않고 세상에 없었던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숙명이자 기본 자세입니다. 단순히 수평을 수직으로 바꾸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김 연구원은 "팰리세이드가 지금까지 국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만큼 소비자들도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과 실물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팰리세이드 디자인에 익숙해진다면 호평도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자동차의 경우 차체가 크면 클수록 직접 보는 것과 사진, TV를 보는 것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팰리세이드는 자동차산업 안에서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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