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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지원 어린이집 7개월 만에 폐원하는 기업에 비난 쏟아져

등록 2019.02.13 17: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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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대구 달성군 성서5차산업단지에 입주한 A사 내에 운영 중인 B공동직장어린이집. B어린이집은 지난해 9월 운영을 시작했지만 7개월 만에 폐원 위기에 몰려 학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019.02.13. jco@newsis.com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대구 달성군 성서5차산업단지에 입주한 A사 내에 운영 중인 B공동직장어린이집. B어린이집은 지난해 9월 운영을 시작했지만 7개월 만에 폐원 위기에 몰려 학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019.02.13.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대구 달성군 성서5차산업단지에 입주한 A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세금을 지원받아 직장어린이집을 건립하고도 1년이 되지 않아 시설물 설치를 이유로 폐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13일 대구시와 A사 소속 B어린이집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사는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9월부터 만 0세부터 2세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대구시의 산업단지 및 중소기업 밀집지역 근로자를 위해 마련된 공동직장어린이집은 설치에 최대 20억7000만원을 무상지원하고 보육교사 등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문제는 A사가 지난 1월 중순 공장 내 가스저장소 설치를 이유로 오는 4월까지 어린이집을 폐원하겠다고 원장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A사 부지 내에 있는 어린이집 인근에 가스저장소를 설치하면 위험물 시설로부터 50m 이내에 위치할 수 없는 어린이집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원장은 결국 지난 11일 이 같은 사실을 교사들과 종사원들에게 통보했고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통보해 이날 오후 학부모운영위원회가 긴급 소집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13일 오후 전체 학부모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A사 관계자가 참석해 폐원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협약까지 맺은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한 지 7개월 만에 문을 닫겠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영유아 전원 문제 등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원을 추진하는 것은 60명 영·유아의 부모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3월 입원예정인 40명의 영·유아 부모들은 ‘기업의 갑질에 억장이 무너진다’는 입장이다. 신입원생을 모집할 때 폐원 가능성을 전혀 몰랐고 현재는 다른 어린이집 모집절차도 모두 끝나 만약 폐원이 결정되면 아이 맡길 곳이 막연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 15명의 교사 등 직원 18명은 고용불안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A사의 폐원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교사와 학부모 등이 밝힌 A사의 폐원 이유는 ‘위험물 시설로부터 50m’라는 거리문제다.

하지만 달성군청 경제과에 따르면 같은 사업장 소재지 내에서는 안전거리 ‘50m' 규정은 예외이며 ‘17m’ 이내인 경우에 방호벽을 설치하면 어린이집 운영에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A사가 미래 성장가능성을 위한 공장부지의 확보나 방호벽 설치에 대한 비용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폐원을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취재 협의를 하면 검토하겠지만 지금은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가라, 계속 퇴거를 요청하는데도 거부하면 (경찰을)부르겠다”며 휴대폰을 꺼내 들어 취재진과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A사 관계자의 ‘아직 최종 결정된 바가 없다’는 말은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달성군에 지난해 10월 16일 가스저장소 설치 허가를 신청하고 10월 29일 착공계를 제출했으며 경제과에도 가스시설 설치 등에 대한 허가를 마쳤기 때문이다.

또한 폐원에 대한 내용이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모두 알려진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폐원이 결정된 바가 없다는 A사 관계자의 말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담을 느껴 바뀐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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