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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귀환길 김정은, "北의 응당한 요구"라던 시진핑 만날까

등록 2019.03.02 18: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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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뒤에도 베이징행

이번 전용열차 베이징 경유할 가능성 있어

中 정협 기간, 평양 들어갔다가 방문할 수도

1월 만남 때 시진핑 주석 '방북' 약속 주목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박 5일간의 베트남 방문 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 베트남 랑선성 동당 역에서 평양행 전용 열차에 올라 환송 인파에 인사하고 있다. 2019.03.02.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박 5일간의 베트남 방문 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 베트남 랑선성 동당 역에서 평양행 전용 열차에 올라 환송 인파에 인사하고 있다. 2019.03.02.

【하노이(베트남)=뉴시스】김지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닷새간의 베트남 일정을 마치고 2일 전용열차로 귀국길에 올랐다. 또다시 중국 대륙을 종단하게 될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 주목된다.

지난달 23일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65시간 만인 같은 달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그의 전용열차는 예상과 달리 중국 단둥~톈진~우항~난닝을 통과했다. 열차로 이동할 수 있는 최단거리였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베이징을 경유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담판에 앞서 최종 조율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였다.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58년 베트남 방문 때 열차로 중국을 통과하면서 베이징과 광저우 등 주요 도시를 방문했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곧장 베트남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담판을 짓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인 만큼 협상 상대방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1월 신년사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에게 북한의 비핵화 전략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시 시 주석은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라고 힘을 실었다. 이 발언이 미국에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라는 메시지였던 만큼 김 위원장으로서는 재차 방문할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는 시 주석을 만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일주일 만에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결과를 공유했다. 이번의 경우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더 커졌다.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특별열차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3.02.kkssmm99@newsis.com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특별열차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한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 목적은 2가지였다. 하나는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 성공, 그리고 또 하나는 '혈맹'인 베트남과의 교류·협력 정상화를 위한 우호·친선 재확인이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에서 시 주석을 만나 1958년 김일성 주석(당시 내각 수상)의 '월맹 방문'을 재연하며 체제 선전에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오르기 전 차에서 내려 환하게 웃으며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자신의 두 손을 맞잡아 머리로 올리며 감격한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고민의 흔적을 얼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베트남 친선방문'을 강조하기 위한 연장선상에서 중국을 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변수는 중국 측 일정이다. 중국은 오는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시작한다. 시 주석 등 지도부가 바쁜 시기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일단 평양으로 갔다가 빠른 시일 내 베이징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 때 '평양 초청'을 수락했다. 시 주석이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 등 주요 행사를 계기로 북한을 방문할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방북이 조금 더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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