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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영웅 이치로, 공식 은퇴 선언…"후회는 없어, 야구를 사랑했다"

등록 2019.03.22 09:24:02수정 2019.03.22 09: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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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통산 4367안타 때려낸 '타격 기계'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3.22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3.22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일본의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46·시애틀 매리너스)가 20~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른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개막전을 마치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치로가 마지막 불꽃을 태운 상대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였다.

이치로는 자국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팬들이 기대한 안타를 치지 못한채 각각 1타수 무안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미국을 거치며 27년 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되돌아봤다.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며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은 이치로는 빅리그에서 뛰는 19년 동안 통산 타율 0.311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 1420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통산 타율 0.353 118홈런 199도루 658득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 수는 3089개로, 3090개에 단 1개 모자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때려낸 1278개의 안타를 합해 미국, 일본을 통틀어 통산 4367개의 안타를 날렸다.

1992년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치로는 프로 3년차인 1994년 한 시즌에 210개의 안타를 때려내 일본프로야구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돌파했다.

2000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이치로는 오릭스에서 뛴 9년 동안 7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5차례 최다 안타 1위를 차지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9년 동안 통산 타율 0.353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일본 무대를 평정한 이치로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시애틀과 계약하고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이치로는 빅리그 데뷔 첫 해인 2001년 242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50을 기록했고, 도루도 56개나 성공했다. 타격 타이틀 3개를 거머쥔 이치로는 그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개 이상의 안타를 뽑아내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쳐 빅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2001년과 2004년에는 각각 타율 0.350, 0.372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군이었다. 그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된 동시에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에도 성공했다.

2012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치로는 2014년까지 양키스에서 뛰었고, 2015~2017년 마이애미 말린스에 몸담았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친정팀인 시애틀로 복귀했다.

흐르는 세월도 이치로를 막지는 못했다. 2012년 이후 급격히 내리막을 걸었다. 2013년 이후 안타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2011년부터 타율은 2할대로 떨어졌다. 젊은 선수들에 밀려 기회도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이치로는 지난해 5월 초부터 현역 명단에서 제외됐고, 시애틀 구단 특별 보좌관으로 변신했다.

현역 은퇴는 아니라고 강조했던 이치로는 올해 일본 도쿄 개막전을 앞두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타율 0.080(25타수 2안타)에 그쳤다.

결국 이치로는 "50세까지 선수로 뛰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채 은퇴를 결심했다.

시애틀이 일본 도쿄에서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르면서 이치로는 고국 팬들 앞에서 은퇴할 기회를 잡았다. 해외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로스터가 25명에서 28명으로 늘어나 시애틀 구단도 이치로를 로스터에 등록했다.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도쿄=AP/뉴시스】 현역 은퇴를 결심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3.22

은퇴 경기를 마친 이치로는 좀처럼 경기장을 떠나지 않는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팬들은 20분 넘게 이치로를 연호했고, 이치로는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경기 후 이치로는 은퇴 기자회견에 나섰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치로는 85분 동안 기자회견을 했다.

이치로는 "오늘 경기를 끝으로 일본에서의 9년, 미국에서 19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게 돼 영광"이라며 "선수로 뛴 28년은 정말 긴 시간이었다. 나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 구단 관계자,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은퇴 선언문을 발표했다.

은퇴를 결심한 시기에 대해 묻자 이치로는 "일본 도쿄돔 개막 2연전까지가 원래 계약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부진해 그 계약을 번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은퇴 결정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50세까지 정말 뛰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전했다.

여러 굵직한 기록을 남긴 이치로는 "10년 연속 200안타나 MVP 등은 정말 작은 일에 불과하다. 어떤 기록보다 야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중요하다"며 "야구를 정말 사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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