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개특위, '패트 선거법' 의결 논의 무산…'축조심의' 공방만

등록 2019.06.27 18:54: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국당, 시한 3일 남기고 '정유섭안案' 축조심의 요구

여야 4당 "적반하장" "필리버스터" 한국당 제안 거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2019.06.27.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2019.06.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재은 기자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27일 제1소위원회를 열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의 처리 방향을 논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의 강력 반발로 의결이 무산됐다.

정개특위 1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의 김종민 의원은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표결 여부 등을 논의하려 했으나, 한국당이 비례대표제 폐지 및 의원정수 30석을 감축하는 정유섭 의원안에 대해 축조심의(逐條審議·한 조목씩 차례로 모두 심의함)를 요구하면서 회의는 고성과 공방에 묻힌 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국회의원 정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맞는 지부터 시작해서 두리뭉실하게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주제를 던져놓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밤을 새더라도 하나하나 얘기해야 한다. 최대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여야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여야 4당이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논의하려 하자, 장 의원은 "날치기 하지 말라"고 고성을 질렀고,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적반하장이 도를 넘었다. 필리버스터 하고 있다"고 쏘아 붙였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여야 4당이 충분히 논의해서 안을 만들었다. 우리가 여러 안을 가지고 토론은 1월에 충분히 했다"며 "서로 타협하기 어려운 안이 성안됐고, 그 안이 여기에 제출됐다. 하나하나 축조심의를 하면 좋겠지만 이미 한국당도 그렇고 여야 4당 각자 입장은 확고하다"고 장 의원 제안을 일축했다.

심 의원은 "우리가 인정하고 있듯이 정개특위 상임위에서 할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라고 본다"며 "(표결해서) 넘기면 당 지도부나 고위 정치 협상 회의에서 더욱 성숙된 협상과 (이견을) 절충해서 마무리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정개특위 이후에 양당 지도부가 타협점을 만들 수 있도록 자기 소임을 다하는 것이 오늘 이 회의의 취지"라고 했다.

이어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 인식차가 커서 여야 5당 안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여야 4당 안은 충분한 숙의 끝에 나왔다"며 "그런데 한국당안이 또 하나 나와 있지만 (실질적인 활동기한은) 내일까지가 마지막인데 이것을 절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회의장 나가서 대표 선거운동 하라고 말하고 있다. 2019.06.27.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회의장 나가서 대표 선거운동 하라고 말하고 있다. 2019.06.27. [email protected]

이에 장 의원은 "여야 4당 합의안을 표결할지 모르겠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대로 표결돼 가동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여야 4당 합의안에 대해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개특위 위원으로서 충분히 요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패스트트랙의 법적 의미는 심도 있는 논의를 기간 내에 마무리하라는 의미지, 정개특위가 제한된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라는 게 법의 취지는 아니다"라며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의 임기까지 마무리되면 심 위원장이 가결할 수 있겠지만, 합의되지 않는 한 심 위원장이 중간에 표결하겠다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정개특위 연장이 결의되면 서둘러서 제가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 별다른 의지를 발휘할 필요는 없다. 이후에 결정하면 될 것 같으나 정개특위가 연장 안 되면 국민들이 주신 소임이 사실상 내일로 마감된다"며 "선거제도 개혁안과 관련해선 정개특위가 연장되지 않으면 현 정개특위에서 매듭짓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국당과 여야 4당 의원들 간 공방이 계속 되자 정개특위 제1소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결국 회의를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오후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비공개 회동에서 정개·사개특위 연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개특위 위원들은 회동 결과를 지켜보고 추후에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김종민 정개특위 제1소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한 연장이 안 된다면 내일 오후에 회의를 속개해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본회의에서 (특위 연장안이) 통과된다면 소집 요구는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김종민 소위원장과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9.06.27.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에서 김종민 소위원장과 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9.06.27. [email protected]

다만 한국당이 요구한 축조심의에 대해선 "우리가 시한 내에 심의권,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축조심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시한이 다 됐는데 축조심의 때문에 의결을 안 할 수 없잖느냐"며 사실상 거부했다.
 
장제원 의원은 제1소위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에 정식으로 축조심의를 요구했는데 그것을 거부하고 한국당 안이냐 민주당 안이냐를 놓고 표결하자고 한다"며 "합의정신이 있잖나. 작정하고 날치기 통과하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축조심의는 정당한 요구다. 합의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생략하고 자신들의 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국회 선진화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회 독재를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조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반의회적, 반민주적이다"라며 "축조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 강행한다면 모든 책임은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이 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