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남 '알바 경험' 중·고생 43.9% "욕설·폭행 경험"

등록 2019.09.15 11:50: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남도, 비정규직지원센터 의뢰 청소년노동실태조사

근로계약서 미작성 57%, 부당한 대우 경험 26%

【창원=뉴시스】경상남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경상남도 의뢰를 받아 조사하여 도에 제출한 '2019 경남 청소년 노동권 의식 및 실태조사 보고서' 표지.2019.09.15.(사진=경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경상남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경상남도 의뢰를 받아 조사하여 도에 제출한 '2019 경남 청소년 노동권 의식 및 실태조사 보고서' 표지.2019.09.15.(사진=경남도 제공) [email protected]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아르바이트 등 근로 경험이 있는 경남지역 중·고교생의 43.9%가 일을 하면서 욕설·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도내 청소년 노동인권 의식 및 노동실태 파악을 위해 경상남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4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설문지를 활용해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고등학교 1~3학년 1300명, 중학교 3학년 및 학교 밖 청소년 16명 등 총 1316명이 참여했다. 이 중 아르바이트 등 경험 여부를 묻자 1271명이 응답했고, 경험이 있는 학생은 절반 수준인 630명(49.6%)이었다.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등 근로 경험자 중 '욕설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43.9%에 달했다.

가해자는 손님 24%, 사업주 15%, 상사 5% 등 순으로, 청소년들이 사실상 노동현장 내의 모든 공간에서 욕설이나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응답자의 57%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23%는 작성은 했으나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노동 현장에서 근로계약서 작성 교부라는 기초적인 근로기준법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그리고 '부당한 대우 경험' 여부를 묻는 말에 응답한 586명 중 약 26%인 152명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부당한 대우의 내용 중 '임금을 약속과 달리 적게 받거나 받지 못한 적이 있다'는 답변은 62%에 달했고,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거나 속칭 꺾기도 노동현장에서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장소나 내용이 약속과 다른 것, 일방적인 해고, 일하다 다쳤을 때 보상을 제대로 못 받은 적이 있느냐는 각각의 질문에도 응답자의 30%는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 586명의 4분의 1(147명)은 성희롱·성폭력 등 성적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손님(12.2%), 사업주(7.5%), 상사·선배(5%) 등 순이었다.

일하는 청소년들이 기초적인 인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열악한 노동 현실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97.6%는 '노동환경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보고서는 결론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강화 및 확대 ▲청소년 노동인권 상담 및 부당한 대우 신고·상담 체계 마련 ▲사회구성원들의 청소년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관심과 노력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노동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제도적으로 청소년의 노동인권이 보호되고 신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곽영준 경남도 노동정책과장은 "노동시장에서의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대우는 결국 노동자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야기한다"면서 "경남도는 내년부터 청소년 근로자 노동권익 보호 교육, SNS를 활용한 노동상담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