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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vs 31번환자 진실게임'에 역학조사 신빙성 달렸다

등록 2020.02.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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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주장 거짓이면 역학조사 신뢰성 문제 발생

반대경우 환자 놓치고 잘못된 정보 보고한 게 돼

당국 "한번 더 명확히 진술 확인하겠다"고 밝혀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2020.02.18.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됐다.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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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구 신천지 신도인 31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검사를 거부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방역당국과 31번째 환자의 발언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당국은 검사 권유를 환자가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자는 검사를 요청했는데 보건소가 거부했다고 맞서고 있다.

사실관계에 따라 환자 증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감염병 역학조사에 대한 신빙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까지 환자와 당국 간 의견을 종합해보면 양쪽의 주장은 서로 상반된다. 

31번째 환자가 의사의 코로나19 검사 요구를 거부했다는 논란이 있을 당시인 지난 19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저희가 확인하기로는 병원에서는 (31번째 환자에게) 검사를 권유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31번째 환자분께서는 본인은 해외를 다녀오지 않으셨고 또 증상이 상당히 경증이다 보니까 코로나19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폐렴 증상이 생기고 이러면서 검사를 받으시게 됐다는 그런 사실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31번째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환자로, 18일 이 환자가 확인된 이후 6일만에 231명의 환자가 추가 발견됐다.

그러나 31번째 환자는 뉴시스와 단독인터뷰에서 수성구 보건소에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으나 보건소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어 코로나19에 걸릴 일이 없다며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수성구 보건소와 1시간 정도 실랑이도 벌였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1급 감염병이나 그외 전염력이 높은 감염병은 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 시군구청장이 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감염병 환자 등에 대해 조사·진찰을 하게 할 수 있고 만약에 환자 등으로 인정될 때는 치료·입원을 시킬 수 있다는 강제처분 조항이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관리 중이다.

양측 주장이 이렇듯 상반되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만약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31번째 환자와 관련한 전체 역학조사의 신빙성이 모두 흔들릴 수 있다. 감염병이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통해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한다. 이 역학조사는 환자의 증언과 함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폐쇄회로(CC)TV 등 객관적 증거를 활용한다. 만약 이 환자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다면 누락·거짓 주장을 바탕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이 환자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방역당국은 환자를 놓쳤다는 비판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당시 사례정의로 해외방문력이 없는 환자는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환자의 발생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만 352명의 환자가 추가된 만큼 그 책임 가벼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또 보건소 등 국가의료체계에서 거짓보고를 해 환자를 놓친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도 없다.

아직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가 명확치 않아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31번째 환자분으로부터 한 번 더 정확한 면담조사를 해봐야 될 것 같다"며 "의료기관의 진술과 또 본인의 그런 진술을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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