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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음악산업 위축…스타들 기부행렬은 잇따라

등록 2020.03.01 10: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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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이 내한공연·방탄소년단 콘서트 취소

슈가·레드벨벳 아이린 등 대구 위해 기부

쯔위 한국, 중국 모두 기부

[서울=뉴시스] 그린데이. (사진 = 워너뮤직 제공) 2020.02.07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그린데이. (사진 = 워너뮤직 제공) 2020.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세계 음악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펑크록밴드 '그린데이'는 오는 22일로 예정됐던 내한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코로나 19 확진 사례가 연일 늘어나고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현시점에서 공연장을 찾을 관객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그린데이 내한공연 일정을 잠정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린데이는 이번에 한국을 포함한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지를 도는 아시아 투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린데이뿐만 아니다. 상반기 중 내한 예정이던 해외 음악가들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R&B 뮤지션 칼리드, 래퍼 스톰지, 색소폰 연주자 케니지 등이 내한을 잠정 연기했다.

글로벌 음악시장은 공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IT 기술에 익숙한 동시에 자신만의 체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Z세대의 부상과 함께 인기 팝스타들의 공연의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특히 듣는 것을 넘어 시각적인 것을 강조하는 K팝의 콘서트는 체험으로 통한다. 그런데 코로나 19 여파로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에서 K팝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한국인 입국 금지조치를 내린 국가가 70개국을 넘기면서 K팝 스타들의 월드투어는 사실상 스톱이 됐다.

대중음악가는 아니지만 최근 세계적 피아니스트 유자 왕은 코로나 19가 창궐한 중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 입국 당시 공격적인 인터뷰를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시아 출신에 대한 경계령이 떨어진 탓에 투어는 사실상 불가능한 분위기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email protected]

얼마 전까지만 해도 'K팝'이 어디든 통하는 브랜드였는데, 족쇄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한국인 입국을 막거나 강화하는 나라가 더 늘어난다면 K팝 그룹의 해외 투어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룹 '(여자) 아이들'은 상반기부터 돌 예정이던 첫 번째 월드투어 '2020 (G)아이들 월드 투어 아이-랜드 : 후 엠 아이'와 이달 중순부터 선보일 예정이던 새 앨범 발매 프로젝트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탄'(BTS) 콘서트의 취소는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증거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 7' 발매 기념으로 다음달 11일, 12일, 18일, 19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 – 서울'을 열 예정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각종 콘서트가 취소되는 가운데도, 4월에 열리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졌다. 현재 시점에서 한 달 이상 남아있기도 했다.

세계적 파급력을 자랑하는 팀인 만큼, 이들의 콘서트 취소는 최소한의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니 방탄소년단 콘서트 취소 공지 직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의 주요 미디어에서도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한편으로는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공연 개최 한 달 전에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한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진단도 있다.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 – 서울' 공연은 다양한 글로벌 공연 회사와 세계 각지 전문 스태프들이 참여한다. 관객수도 20만명에 달한다.

[서울=뉴시스]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24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로 컴백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발매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24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로 컴백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발매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email protected]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현재 4월 공연 시점의 감염병 확산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고, 공연 인력과 장비 등 국가 간 이동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어 피해를 예측하기 힘들다.

빅히트는 "사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만 관람객과 아티스트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고, 만에 하나 공연일에 임박해서 취소해야 할 경우 해외 관람객 및 공연 관련 업체, 스태프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불가피하게 공연 일정을 1개월여 앞둔 지금 시점에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미 국내 K팝 콘서트 취소는 속출했다. 앞서 트와이스가 3월 7·8일 체조경기장에서 열 예정이던 월드투어 '트와이스라이츠' 피날레 무대도 무산됐다.

그룹 'NCT 127', '있지' 등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그룹들은 3월 컴백을 앞두고 프로모션 등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K팝이 산업화 틀을 갖추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이행하는데,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올해 모든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피해는 막심하다. 생명과 직결된 위기가 찾아오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 등은 코로나 19가 세계 음악·공연산업을 위기로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급부상하던 K팝에 타격이 더 심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K팝 스타, 온정은 이어진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새 미니앨범 '더 리브 페스티벌 데이 원(The ReVe Festival' Day 1)' 쇼케이스에서 인사하며 타이틀곡 '짐살라빔'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2019.06.19. [email protected]

K팝 스타들의 활동은 사실상 멈췄지만 온정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인 대구 출신 연예인들이 앞장서고 있다.

대구 출신인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은 각각 희망브리지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씩을 기부했다.

아이린이 리더로 있는 레드벨벳은 다섯 멤버 모두 기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웬디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슬기, 조이, 예리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00만원씩을 기부했다.

다른 가수들도 코로나 19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선뜻 기부에 나섰다. 아이유가 1억원,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과 그룹 '에이핑크' 손나은이 각각 5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룹 '슈퍼주니어'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했다. 슈퍼주니어는 "면역력이 약한 아동과 활동이 많은 청소년들의 건강이 염려돼 기부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추가적으로 성금 1억원을 쾌척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과 헌신하고 계신 의료진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룹 '트와이스' 쯔위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코로나19 관련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 쯔위는 "모두 다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고 했다. 쯔위는 역시 코로나 19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에도 30만위안(약 5192만원)을 기부했다.

대만 출신인 쯔위가 코로나 19 관련 한국에만 기부를 했다고 와전된 내용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왜 중국에는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는 등 소란이 잠시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쯔위가 중국에 기부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잠잠해졌다. 

K팝 스타들뿐만 아니다. 래퍼 사이먼 도미닉도 5000만원을 기부했다. '미스트롯' 출신 가수 송가인은 최근 발매한 '화류춘몽' 음원 수익을 기부하기로 했다. 나훈아가 익명으로 대구에 3억원을 기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K팝 팬들도 기꺼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방탄소년단의 서울 콘서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된 직후 팬덤 '아미'는 환불받은 금액을 방탄소년단 멤버 등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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