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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잃은 '경차', 분기 생산 4만대 아래로…"경차가 사라진다"

등록 2021.07.03 07:45:00수정 2021.07.03 17: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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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차량용 반도체품귀로 고마진 모델에 생산집중

수입차·대형차·SUV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도 영향

스파크마저 단종 가능성…9월 생산 'AX1'에 기대 모아져

[서울=뉴시스]쉐보레 더 뉴 스파크

[서울=뉴시스]쉐보레 더 뉴 스파크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올해 2분기(4~6월) 국내 경차 생산이 4만대 아래로 내려섰다. 2003년 3분기(3만2056대) 이후 7년9개월만에 처음이다.

경차 생산이 줄어드는 것은 지난해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와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완성차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가차량에 생산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와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경차 생산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3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에서 생산된 경차는 3만9451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에 비해 61.0% 감소했다.

국내 경차 생산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분기에 10만대를 돌파했고, 다시 조금씩 줄어들어 2002년과 2003년 분기당 3만대선으로 내려섰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다시 10만대선으로 올라갔고, 이후 2019년까지 분기당 10만대 안팎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차량에 생산을 집중한 결과 경차 분기 생산량은 평균 6만5000대 선으로 내려섰다.

올해 역시 반도체대란으로 완성차업체들이 '선택과 집중'에 나서며 경차 생산은 더욱 감소하고 있다.

판매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내수시장 누적 경차 판매량은 3만9667대에 머물렀다.

기아 레이가 코로나19로 인한 '차박'의 유행으로 1만5295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4.1% 증가세를 보였지만 다른 차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1~5월 기아 모닝은 전년 동기 7.9% 감소한 1만5064대, 한국지엠 스파크는 20.9% 감소한 9053대를 각각 나타냈다.

한국지엠의 경우 현재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에서 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스파크가 단종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스파크 단종 여부는 현재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회사는 같은 수량을 생산한다면 수익성이 높은 차종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고, 노조는 스파크의 헤리티지가 있는 만큼 병행, 혼류 생산을 해서라도 유지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있다"며 "1인 연 평균 9000만원을 웃도는 자동차업계의 인건비, 제조원가, 유통비 등을 감안하면 업체로서는 마진이 거의 없고, 경차를 살 소비자가 마진이 높은 다른 차를 살 가능성을 놓치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사회 초년생들은 첫차를 국산 경차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현재는 첫차부터 SUV, 대형차, 수입차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며 "이런 소비트렌드의 변화도 경차시장의 축소를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변수는 현대차가 오는 9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통해 내놓을 예정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AX1'(프로젝트명)이다.

GGM에서는 노사민정 협의를 거친 '적정임금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완성차 업계의 1인당 평균 임금은 9072만원이지만 GGM 근로자의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주 44시간)으로 책정돼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가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경차인 만큼 디자인이나 품질 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AX1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경차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 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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