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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승' 두산 이영하 "힘들어 할 때가 아니죠, 불러주시면 나갑니다"

등록 2021.09.12 22: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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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2021.08.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2021.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무실점으로 내려온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꾼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이영하가 잃었던 감각을 되찾는 모습이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을 8-5로 이겼다.

두 경기 모두 승리투수는 이영하였다. 1차전에서는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2차전에서는 2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한 투수의 더블헤더 연속 승리는 KBO리그 역대 6번째이자 2004년 6월23일 유동훈(당시 KIA) 이후 17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이영하는 본인의 호투와 때마침 터진 타선의 도움 덕분에 하루에만 2승을 버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2차전이 끝난 뒤 만난 이영하는 "나갈 때마다 타이트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막자', '팀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잘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쌩쌩한 상태라도 불펜 투수들에게는 하루 두 경기를 연거푸 소화하는 더블헤더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영하는 1차전 투구수가` 29개나 됐지만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마주한 2차전에서 18개를 또 던졌다.

이영하는 "요즘 (홍)건희형이나 필승조 형들이 많이 던졌다. '두 번째 경기도 등판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셨는데 제일 안 던진 내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이제는 얼굴에 미소가 묻어날 정도로 여유를 되찾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이영하는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영하는 끝 모를 부진에 2군과 1군을 오가는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다. 김태형 감독은 고심 끝에 이달 초 이영하에게 중간계투라는 새로운 보직을 줬다.

역할이 바뀐 후 세 경기에서 2승을 거뒀으니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변신인 셈이다.

이영하는 "선발 때 성적이 많이 안 좋았다. 그러다보니 나도 쫓기는 상황이었다"면서 "불펜으로 바뀐 뒤 나는 내가 당연히 10점차로 지고 있을 때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한 번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자신을 향한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이영하는 좋았던 시기의 모습을 꼭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힘들어할 상황이 아니다. (교체로 나가라고)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이영하는 "폼도 많이 올라갔다. 심리적으로만 잘 콘트롤하면 될 것 같다. 형들도 볼때마다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니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지금까지 엄청 맞아봤다. 볼넷도 실컷 주면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심리적인 문제가 없어야 확실히 잘 던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잘해야지', '잘해야지'를 반복하다보니 조금씩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다. 몇 이닝이든 상관없다.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치운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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