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ACL 결승행' 포항 김기동 감독 "감정 복받쳐"
승부차기 혈투 끝에 '동해안더비' 라이벌 울산에 승리
김기동 감독, 2009년 선수 이어 지도자로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 도전
[서울=뉴시스]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1 ACL 동아시아 권역 4강전에서 정규시간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12년 만에 결승에 오른 포항은 준우승 상금인 200만 달러(약 23억5100만원)를 확보했다.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47억200만원)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하루 만에 울산이 힘들어하는 걸 보고 전술 변화를 가져갔는데 잘 따라줬다. 팬들의 열띤 응원으로 힘이 났다"고 말했다.
포항은 ACL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1996년, 1997년 두 차례 우승했다. 2002년 ACL로 재편된 이후에는 우승했던 2009년 이후 구단 역대 두 번째 결승 무대다.
당시 선수로서 아시아 정상에 섰던 김 감독은 지도자로 또 한 번 아시아 제패에 도전한다.
그는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면서 결승에 진출한 것이 더 감정이 복받치고 기쁘다"고 했다.
후반 7분 울산 윤일록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끌려가던 포항은 울산 미드필더 원두재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뒤 후반 44분 그랜트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김 감독은 "수적 우위를 맞아 선수들이 서두를까봐 걱정했다.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승부차기 연습을 계속해왔다. 지난 시즌 FA컵에서 패배가 떠올랐고, 오늘을 이길 것 같았다. 이준 골키퍼가 부담이 될까봐 편하게 하라고 골키퍼 코치에게 맡겼다"고 했다.
동아시아 권역에서 결승에 오른 포항은 전날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제압한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11월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다툰다.
그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스쿼드를 감안해 16강만 생각했다. 결승에 진출했는데 기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K리그 위상을 알려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린 17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에 이긴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2021.10.20. [email protected]
주전 수문장 강현무 골키퍼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신예 이준 골키퍼는 나고야와 8강전에 이어 울산과의 4강전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참고 경기를 소화한 것이 기특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성장할거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동점골 주인공인 그랜트를 교체한 것에 대해선 "지쳐 있는 것 같았다. 제공권을 위해서는 전민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고도 토너먼트에서 우승후보들을 연달아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포항이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어서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포항이 가지고 있는 역사, 문화를 유지하면서 후배들에게 인지시켜주고 잘 이끌면서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를 함께한 팬들에겐 "가족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오늘도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후 홍명보 감독과 어떤 대화를 했냐는 질문에는 "결승가서 잘하고 오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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