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롯데 떠나 NC로' 손아섭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선택"

등록 2021.12.24 16:52: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사흘 동안 자지도, 먹지도 못하며 고민"

"NC가 우승 향해가는 과정에서 나를 필요로 해준다 느꼈다"

NC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C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NC 다이노스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대어 외야수 손아섭(33)에게 접촉한 것은 지난 21일이었다. NC의 제안을 받은 손아섭은 사흘 낮밤을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채 고민했다.

결국 손아섭은 NC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NC는 24일 오후 손아섭과 4년 총액 6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의 조건이다.

계약 후 뉴시스와 연락이 닿은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입니다"라고 농담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이어 "아직 'NC 다이노스 손아섭입니다'라고 말하는게 어색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럴만도 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은 15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었다.

2017시즌 뒤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4년 총액 98억원에 롯데에 잔류했다. 프로 데뷔 이후 롯데가 아닌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아섭은 "계약 후 찍은 사진을 보고 주변에서 '울었냐'고들 하더라. 울지는 않았지만, 조금 감정이 북받쳐 울먹했다"며 "사흘간 잠도 못 자고, 밥도 잘 먹지 못해 살이 빠졌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선택이었다. 롯데를 떠나야한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NC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손아섭은 "이번에 FA가 된 후 팀을 선택하는 기준은 딱 두 가지였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 그리고 우승에 도전하는 과정에 있어서 손아섭이라는 선수를 필요로 하는 팀이었다"며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에 감동을 받았다. NC가 우승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나를 필요로 해준다고 느꼈고, 보탬이 될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이적인 만큼 손아섭의 각오는 대단하다. 손아섭은 "신인이 된 것 같이 설레고, 의욕이 불타오른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불태워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오래 몸 담았던 롯데를 떠나게 됐는데.

"진짜로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선택이었다. 자이언츠를 떠나야한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사흘 동안 잠도 못자고, 밥도 잘 먹지 못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프랜차이즈라는 수식어를 포기한다는 결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계약서에 사인하는데 감정이 북받치더라. 울지는 않았지만, 조금 울먹했다."

-그래도 NC를 선택한 이유는.

"이번에 FA가 되면서 가장 큰 기준은 딱 두 가지였다. 첫째는 정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고, 두 번째는 우승에 도전하는데 있어서 손아섭을 필요로 하는 팀이었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NC의 강력한 의지에 조금 감동을 받았다. NC가 우승을 향해가는 과정에 손아섭이라는 선수를 필요로 해줬다. NC라는 팀이 저를 가장 필요로 해줬다고 느꼈다. 나는 아직 건강하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우승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롯데 팬들에게도 할말이 있을 것 같다.

"손편지를 조금씩 쓰고 있다. 준비되는 대로 SNS에 올릴 것이다. 나를 성장시켜주고 지금의 손아섭이 있도록 만들어준 것은 롯데와 롯데 팬 분들이다. 좋은 대우를 받고 계속 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도 팬 분들이 있어 가능했다. 롯데 팬 분들에게 한없이 감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이런 팬 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영원히 가슴 속에 간직하겠다."

-롯데를 상대하게 되면 어떨 것 같나.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시범경기 때 타석에 들어서기 전까지 실감이 안날 것 같다. 시범경기 때 롯데와 경기를 하게 되면 실감이 날 것 같다."

-밖에서 봤을 때 NC라는 팀을 어떻게 생각했나.
"짧게 이야기하면 두려운 팀이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투수력도 좋고, 한국 최고의 포수도 보유하고 있다. 타선도 좋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두려웠다."

-롯데 동료들과는 연락을 했나.

"선후배들 연락이 많이 왔는데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천천히 해야할 것 같다. 내년에 (이)대호 형의 마지막 시즌이다. 후배로서 함께하지 못해 대호 형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후배들과 개인적으로 한 약속이 있는데, 그런 약속 지키지 못하고 떠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

-프로 데뷔 후 첫 이적이라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NC로 이적하게 돼 신인이 된 것 같이 설레고, 의욕이 불타오르고 있다.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한동안 나도 모르게 나태해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의 자세로 다시 한 번 불태워보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