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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싫어요"…달라진 은행원 인기 부서

등록 2024.05.09 11:05:23수정 2024.05.09 13: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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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행원들, 파생상품 자격증 취득 안 하고 PB 창구 기피

안정적인 여신·신탁·디지털 등 선호, SNS 담당 업무도 부상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과 채용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이한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이날부터 24일까지 개최되며, 총 64개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2023.08.23.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과 채용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이한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이날부터 24일까지 개최되며, 총 64개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2023.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은행권을 강타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여파로 행원들이 선호하는 부서도 변화하고 있다. 신입 저연차 직원일수록 ELS와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부서를 피해 안정적인 자리로 몰리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존 인기부서인 프라이빗뱅크(PB) 창구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산관리(WM) 등의 PB 관련 사업부는 실적 압박이 높지만 성과를 내는 만큼 보상을 받고 전문성을 키워 올라갈 수 있는 자리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홍콩 ELS 사태를 거치면서 저연차 행원들은 파생상품 관련 자격증도 따지 않고 안정적인 부서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PB 창구 대신 여신과 신탁, 디지털 등의 업무를 취급하는 자리가 인기 부서로 부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 인력(파생상품 투권인)’ 자격증을 보유한 임직원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4만2831명이다. 5대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약 7만3000명 규모로, 이 중 파생상품 투권인 자격증 보유자는 59% 비중이다.

한 시중은행 차장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요즘 들어오는 젊은 세대일수록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리스크는 피하려는 성향이 짙다"며 "ELS 사태를 보면서 고위험 파생상품 취급 부서를 기피하고 가능하면 안정적인 자리에서 길게 가려는 기조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은행들은 고액자산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WM 사업부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한 영업점은 지난 2018년 말 3563개에서 지난해 말 2826개로 5년간 20%(737개) 감소했다. 반면 이들 4대 은행이 운영하는 전용 PB센터는 2018년 말 75개에서 올해 4월말 87개로 16%(12개) 증가했다.

홍보부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담당하는 업무도 젊은 행원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SNS 활용에 능숙해 즐기면서 성과를 낼 수 있고,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을 만나볼 수 있어 인기라는 전언이다. 같은 홍보부서 내에서도 언론사를 담당하는 자리는 실시간 기사 모니터링과 일정 소화 등 업무 강도가 높아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금융권은 ▲김연아, 박은빈, 이영애(KB) ▲뉴진스(신한) ▲손흥민, 임영웅(하나) ▲아이유, 라이즈, 김희애(우리) ▲고윤정(농협) 등 톱스타 광고모델을 잇달아 앞세우며 이미지 대전을 벌이는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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