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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터뷰]엄대훈 네오위즈CRS 이사 "대작게임으로 승부할 것"

등록 2011.09.15 06:00:00수정 2016.12.27 22: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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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년 후 엔씨소프트, 넥슨 등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1등 게임을 배출하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심민관 기자 = "2년 후 엔씨소프트, 넥슨 등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1등 게임을 배출하고 싶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직장을 뒤로 하고, 열정과 패기만 가지고 게임업계에 뛰어든 이가 있다.

 네오위즈 CSR의 엄대훈 이사(38·사진)가 그 주인공. 10년간 몸담았던 삼일회계법인을 지난해 4월 박차고 나와 게임업계에서 제 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 4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꼽히는 삼일회계법인은 통상 10년차 정도 되면 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능력 여부에 따라  몇 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우도 많다. 누구나 꿈꾸는 고액 연봉 직종을 마다하고 왜 게임업계를 택했을까.

 "2009년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항상 지나간 과거를 보게 되는 업종이어서 사업을 주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회계사는 결국 지원업무에 머물수 없다는 점에 갈등하다 미래지향적 산업에 종사하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당연히 주변의 만류가 뒤따랐다. 새로운 업종과 산업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다. 그래도 한 번 품은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이 바로 네오위즈CRS.

 네오위즈CRS는 1999년 설립돼 무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디오온라인'으로 이름을 알린 씨알스페이스가 전신이다.

 최근에는 세븐소울즈를 통해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MMORPG 명가다. 개발과 자체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현재는 세블소울즈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을 준비중이다.

 그가 네오위즈CRS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10년이 넘도록 개발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온 저력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처음 엄 이사가 네오위즈 CSR에 와서 맡게 된 업무는 해외 사업. 북미와 일본 지역의 글로벌서비스플랫폼(GSP)를 진행하며 게임산업에 적응했다. 올해부터는 국내 사업을 겸하게 됐다.

 게임업계에 뛰어들자마자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일거리 덕분에 그는 입사 이후 제대로 된 주말을 보내본 적이 없다.

 또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고 게임 전문지를 정독하거나 PC방에서 밤샘을 해보기도 했다. 심지어는 생소한 게임 용어와 개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 교육을 받았을 정도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전문 용어들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자 한분에게 부탁해 출근을 30분 일찍 해서 매일 게임산업에 대한 과외를 받았을 정도였죠(웃음)"

 1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엄 이사는 이제야 조금 게임산업을 이해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현재 국내 시장의 경우 MMORPG는 앞으로 대작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여러 중견 게임업체들은 규모나 기술력 면에서 대작들에 치여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북미 등 해외 게임들은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등 중위권 그룹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게다가 이제껏 한 수 아래로만 여겨졌던 중국도 이제는 더 이상 '고객'이 아니고 '경쟁자'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2년 내 대작이 아니면 중국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벌써부터 그래픽, 프로그램, 지적재산권(IP) 등 모든 분야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 5년 내에는 중국이 우리나라와 동등한 기술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네오위즈CRS가 선택한 것은 2013년까지 블록버스터급 대작을 개발해 선두 업체들과 동등하게 겨루는 것이다.

 다소 모험일수도 있고, 위험부담도 크지만 10년 동안 회사를 지탱하며 버텨온 직원들을 보면 절대 불가능이 아니라는 것이 엄 이사의 설명이다.  

 "네오위즈CRS의 가장 큰 장점은 팀원들의 결속력과 각 팀별로 의견 공유를 통해 효율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회사의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커다란 톱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는 느낌입니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결정한 두 번째 인생. 늦깎이에 새로운 인생을 설계중인만큼 엄 이사는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남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두려움. 그러나 이에 굴복하지 않고 게임시장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서고자 하는 그의 힘찬 날갯짓은 이제 막 시작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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