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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티브 잡스' 한국어판 오역논란

등록 2011.10.31 22:33:47수정 2016.12.27 22: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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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스티브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 지음)가 24일 각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죽은 후에도 나의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책의 말미에서 잡스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어쩌면 평생을 신비주의로 일관하던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유일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써 달라고 요청한 것은 평생 살아오면서 쌓은 “약간의 지혜”를 세상에 남기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 약간의 지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내 열정의 대상은 사람들이 동기에 충만해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영속적인 회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2순위였다. 물론 이윤을 내는 것도 좋았다. 그래야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윤이 아니라 제품이 최고의 동기 부여였다.”  요컨대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영속적인 회사를 구축”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것은 잡스가 만들어 온 위대한 제품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들었던 위대한 조직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조직을 이끌었던 위대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에는 21세기를 새롭게 그려 나간 창조자 스티브 잡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부모 집의 조그마한 차고에서부터 시작해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된 애플의 놀라운 성장 비밀, 애플I에서 시작해 매킨토시와 토이 스토리를 거쳐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르는 혁신적 제품들의 탄생 비화, 그리고 애플의 CEO 사임 이후 두 달여에 걸친 그 마지막 순간까지 처음 공개되는 온갖 이야기들과 함께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전설의 프레젠테이션 준비 과정에서 극도의 절제와 완벽주의로 상징되는 경영 비법까지, 이 책은 시대의 최종 멘토 잡스의 혜안이 빛나는 명언으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2009년부터 2년간 잡스와 함께 어린 시절 집을 방문하거나 함께 산책을 하며 그를 40여 차례 집중 인터뷰했고 그의 친구, 가족, 동료뿐만 아니라 그에게 반감을 가진 인물이나 라이벌까지 포함해 100여 명의 인물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잡스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빌 게이츠를 비롯해,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의 핵심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그리고 애플의 후계자 팀 쿡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IT의 영웅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실리콘밸리에서 보낸 잡스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주 개인적인 일화부터 공식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까지, 그의 괴팍한 채식주의 믿음과 선불교로부터 받은 영향, 디자인 스튜디오에서의 일, 픽사에서의 비전, 애플의 혁신 정신 등 잡스의 개인사 전체가 담겨 있다.  특히 20장과 40장에는 그동안 자세히 드러난 적 없는 그의 복잡한 가족사와 연애사들이 망라돼 있다. 생모와 친여동생을 만나게 된 일화, 나중에 인정한 딸 리사와의 오르락내리락하던 관계, 그가 만난 여인들, 그리고 죽기 전까지 만나지 않았던 아버지와 사실은 마주친 적이 있다는 사실 등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잡스는 이 전기에 실을 사진을 아이작슨과 함께 고르기도 했다. 그가 직접 고른 1장에 실린,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그리고 40장과 41장에는 그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기록이 들어 있다.  비밀주의를 고수하던 스티브 잡스가 작가 아이작슨에게 이 책을 쓰게 한 또 다른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다. 죽기 며칠 전 아이작슨과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밝혔다. “우리 아이들이 나에 대해 알았으면 했어요.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어 주진 못했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 이유를 알기를, 내가 무엇을 했는지 이해하기를 바랐습니다.”  6개 산업 부문에서 놀라운 혁명을 일으킨 창조적 기업가이자 기술과의 소통 방식을 바꾼 미디어 혁명가, 기술의 대중 친화력을 중시한 기술의 미니멀리스트이자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시킨 디지털 철학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끝없는 열정에 미친 남자였던 잡스가 사랑하고 꿈꾸고 열망한 모든 것, 그동안 숨어 있던 모든 이야기가 그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공개됐다.  잡스는 암 선고를 받았지만 수술을 거부했다. “그들이 내 몸을 여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들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려 했지요.”  주로 신선한 당근과 과일주스로 이뤄진 채식 위주의 식단을 고수했다. 여기에 침술과 다양한 약초요법을 병행했고 가끔 인터넷이나 전국 각지 사람들과의 상담을 통해 알아낸 민간요법을 몇 가지 사용하기도 했다. 심령술도 거기에 속했다. 한동안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자연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며 유기농 약초 복용과 주스 단식요법, 빈번한 장세척, 물요법, 모든 부정적인 감정 표출 등을 강조하는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안진환씨의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나왔다. 944쪽, 2만5000원  gogogirl@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출판사 민음사가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전기 '스티브 잡스' 오역 시비에 대해 해명했다.

 상당수의 부사를 비롯해 'order'를 '질서'가 아닌 '주문', 'desktop'을 '책상'이 아닌 '컴퓨터'로 잘못 번역하는 등 오역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민음사는 홈페이지에 "'스티브 잡스' 한국어판과 미국판을 비교 대조해 번역이 정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확인해보니 미국 출판사에서 보내온 국제판 원고와 미국판이 일치하지 않아 벌어진 문제가 상당수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알렸다.

 "번역은 미국 출판사에서 한국을 포함해 28개국에 7월부터 3번에 걸쳐 전달한 최종원고로 진행됐다. 즉, 스티브 잡스를 독점 인터뷰한 저자 월터 아이작슨의 최종원고를 28개국에서 동시 번역, 동시 편집, 동시 출간했다. 저자는 다른 해외 출판사에 원고를 전달한 이후 미국 출판사와 편집을 진행하면서 문장을 조금 더 다듬거나 손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제판 최종 원고와 미국판 사이에 미세하게 차이가 생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았다. 이 차이가 내용상 차이라기보다는 편집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음사는 "미국판과 대조한 후 문의한 것들 중 많은 부분은 편집이나 번역의 잘못에 해당하는 게 결코 아니다. 실제로 실수를 하거나 오류를 낸 부분에 있어서는 반성하고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자가 미국판과 국제판을 모두 공인했기 때문에 출간된 미국판을 근거로 해서 단어 하나하나를 비교해 번역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다. 우리가 받은 국제판 원고는 최종원고로서 내용상 아무 이상이 없는 완전 원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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