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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수 안한다니까"…현대證 인수설 시달리는 현대車

등록 2014.04.24 06:00:00수정 2016.12.28 12: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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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일환 이인준 기자 = 현대자동차 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전 참가를 공식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믿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인수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 계획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지난 22일 현대차 계열인 HMC투자증권이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현대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하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는 '현대증권 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HMC증권에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조회공시 제도의 허점을 십분 활용했던 현대차의 전력을 볼 때 다른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과 경제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지난 2011년 지금은 현대라이프로 이름이 바뀐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면서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 요구를 교묘히 빠져나간 적이 있다.

 당시 현대차가 녹십자 생명을 인수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거래소는 현대차에 이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에 대해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즉시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과 두 달여 만에 녹십자생명은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인수주체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현대차는 "그룹이 추진한 사인이기 때문에 인수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현대차가 지분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제재조치를 할 수 없었다. 거래소는 대신 지난 2012년 현대차그룹의 동양생명 인수설이 퍼지자 현대차 그룹 계열 7개 회사에 동시에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등 '소심한 복수'로 만족해야 했다.

 시장이 이번 현대증권 인수설과 관련한 현대차의 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를 안한다는게 아니라 HMC투자증권이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얘기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금융계열사 등 다른 회사들이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런 반응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실 그룹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은 개별 계열사들이 파악하기 쉽지 않다"면서 "일단 현대차가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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