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에 테마파크 조성 논란…레고랜드사업 최대 위기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강원 춘천시 중도에 2016년 레고랜드 코리아가 들어설 예정이다. 2014.04.24 (사진=레고랜드 홈페이지 캡쳐)
문화재청과 5개 기관이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에서 진행하던 문화재 발굴조사 중 지난 28일 1차 발굴조사 지역(12만2025㎡)에서 고인돌 100여 기, 대규모 집터와 도랑을 비롯해 총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물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29일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문화재 발굴작업을 진행해 온 5곳의 기관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종래 연구원은 "900기가 넘는 거주지 유구가 확인돼 면적으로나 단일 유적으로서도 한반도 최대 마을유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이날 이번 유적지 발굴에 따른 검토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위원장은 "문화재를 보존하면서 레고랜드 사업도 병행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강원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위치. 2014.04.24 (사진=강원도글로벌사업단 제공)
한 누리꾼은 "남들은 없는 희귀한 유적지 나와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다른 나라같으면 대규모 유적지 박물관 조성하고 길이길이 교육공간 및 관광공간으로 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레고랜드 차질이 문제가 아니라 문화유적 훼손위기" "부분적인 보존책은 안된다. 사업계획 철회하고 전 지역을 보존해야" "레고랜드 대신 고인돌 마을로 조성해 국내최대 민속마을로 조성해야" "수백 수천년의 문화유적을 고작 몇십년의 테마파크때문에 훼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등 비난 여론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강원도 춘천시 중도 유적 전경
한 누리꾼은 "발굴작업이 진행 안된 나머지 사업지구도 본격조사하면 문화재가 발견될 확율이 높다"며 "춘천은 문화재가 많아 청동기 및 선사시대 문물에 대한 종합관광지로 개발하는 등 개발과 보전의 조화가 필요할 듯"이라며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이 독도로 우기는 것도 유적이 남아 있어야지 역사를 찾아내서 반박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돈으로 살 수 없는 역사보다 사업이 더 중요하냐"며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석묘군 전경 (사진=한강문화재연구원 제공)
레고랜드추진단에 따르면 당초 레고랜드 개발계획에 중도에 문화재가 있을 것을 예상하고 부지 내에 '역사박물관(history park)'을 건립해 문화재 보존및 테마파크와 연계해 역사와 문화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고랜드추진단 관계자는 "최종적인 사항은 내달 22일 문화재청 및 문화재위원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문화재 보존과 테마파크 개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레고랜드 착공 시기는 당초 문화재 발굴 작업을 마친 이후로 예정돼 있었으며 이번 유적지 발굴 건이 마무리 되고 나면 차질 없이 착공할 것으로 알려져 유적지의 가치를 최대로 보존하며 레고랜드 사업 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에 관심히 쏠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