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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낙엽'처럼 스러진 전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등록 2014.10.21 07:00:00수정 2016.12.28 13: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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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지난 4일 폐막한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 있는 가운데 24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춘천시 석사동 아시안게임 역도 3관왕 김병찬(45)선수.

 김씨는 지난 1990년 제11회 북경아시아경기대회와 1991년 제23회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1992년 제24회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등  3년 연속 금메달을 따며 승승장구하던 역도 선수였다.

 그러던 김씨에게 일생일대의 커다란 불행이 닥쳐왔다. 1996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가 됐고 2000년에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에는 조금이나마 걸을 수 있었기에 그나마 3급을 받았지만 현재는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메달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용만으로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됐다. 그는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누워있다보니 운동저하가 되어 점점 굳어가 (하반신을)못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좀도둑이 들어와 집을 털고 나갔다"며 "(자신이)하반신 불구라서 다리를 쓰지 못하니 (좀도둑들이) 무시한다"며 경찰에 수 차례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이같은 사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야기를 나누던 강원 춘천경찰서 후평지구대의 한 경찰관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 경찰관은 그가 역도 3관왕에 빛나는 금메달리스트인 김병찬 선수라는 것을 알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김씨가)금메달 3개로 메달연금을 월 50만원 가량 받고 있는데 그 때문에 기초생계비를 못받고 있다"며 "피땀 흘려 노력해 국위선양을 했는데 한순간 사고로 도둑이 눈 앞에서 물품을 훔쳐가도 재제를 가하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달 초 김씨는 강원대병원에서 식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초기에 발견돼 다행이었지만 매달 한번씩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고 치료비를 얼마나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씨는 "의료수급비가 나오기는 하지만 의료보험이 안되면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고 말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기초생활대상자에 포함되어 있지만 메달연금으로 52만3000원을 받고 있어 기초생계비 가운데 주거비와 생활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는 금액은 18만8063원에 불과하다.

 이에 일부 주변 사람들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국위선양을 한 사람인데 일반인들과는 다른 처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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