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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경찰 수사 방향은?

등록 2014.10.23 16:37:25수정 2016.12.28 13: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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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강종민 기자 = 21일 오후 경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크레인을 동원해 철재 덮개를 지탱하던 지지대에 대한 하중실험을 한 뒤 파손된 부위를 사진 찍고 있다. 2014.10.21  ppkjm@newsis.com

【성남=뉴시스】이정하 김도란 기자 =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를 수사중인 경찰의 수사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행사 주최·주관사의 과실 여부와 건물 환풍구 시공업체와 관리 업체등의 부실 시공 및 관리 여부다.

 관련자들의 과실 여부를 가려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주최·주관사 안전대책 전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사고 발생 이레째인 23일까지 주관사인 이데일리·경기과학기술진흥원, 대행업체 플랜박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및 하청업체, 자제 납품업체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사고 관련 담당자 32명을 불러 조사했고, 11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압수 대상을 놓고 분석하면 경찰 수사는 1차적으로 행사 주최·주관사에 대한 과실여부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경찰의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현장에는 안전요원이 없었다. 서류상에만 안전요원 4명이 배치된 것으로 허위 기재됐고, 정작 이들은 자신이 안전요원인 줄도 모른채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 현장에는 이데일리 측 11명,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측 27명 등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직원 38명만 배치됐다.

 또 환풍기를 등지고 설계된 무대가 이데일리 측의 요구로, 관람 편의를 위해 환풍기를 바라보도록 변경된 사실도 확인했다. 관람객들이 공연 관람 편의을 위해 환풍구 위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별도의 안전대책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기과기원의 내부 문건에서 관람 인원이 애초 안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3000명 이상에서 2000여명으로 축소 변경된 정황을 포착, 안전 관련 규정을 피하려고 고의로 축소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성남=뉴시스】조수정 기자 =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행사장 인근에서 한 환풍구 위에 서있던 사람들이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며 20m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이 구조를 위해 구급차를 대기하고 있다. 오후 8시 30분을 기준으로 15명이 사망한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4.10.17.  chocrystal@newsis.com

 경찰은 주관사 및 대행업체 담당 직원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시공' 여부 수사력 집중

 경찰은 또 환풍구 '부실시공'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가 난 환풍구의 덮개 받침대 지지대가 하중을 얼마나 견디는지 현장실험까지 진행했다.

 법적 하중 기준이 없지만, 사고 당시 환풍구 위에 있던 27명의 합산 무게와 환풍구 덮개 받침대가 견디는 하중 등을 비교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경찰은 환풍구 구조 및 설비 분석, 붕괴된 구조물 잔해 및 용접 감식, 하중실험 측정값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24일 통보되면, 이를 토대로 부실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하중실험 분석 결과는 25일 공개한다.  

 또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설계대로 시공됐는지, 정상 제품이 납품됐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부실이나 환풍구 덮개와 받침대 등이 기준에 미달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시공·하청업체와 자재납품 업체 관계자 등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경찰은 건물 관리업체가 안전 관리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성남=뉴시스】강종민 기자 =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한 환풍구 위에 서있던 사람들이 20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이 추락한 철재 환풍구 덮개, 사고자 유류품 등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2014.10.17.  ppkjm@newsis.com

 ◇ '주최' 논란 등도 수사

 이밖에 경찰은 이번 행사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이데일리가 주관 한 것에는 이견이 없는 반면 경기도와 성남시가 주최자로 명의가 도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경기도와 성남시가 '주최'한 사실도, '주최' 명의 사용을 승인한 바 없다고 부인함에 따라 실무를 담당했던 관련 공무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거짓 부상자' 행세를 하며 무료로 검진을 받은 강모(47)씨에 대한 형사처벌(사기 혐의) 여부도 검토 중이다.

 강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17일 성남의 한 병원에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부상자'라며 무료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것도 모자라 언론을 통해 "구조대원이 오기 전까지 부상자들을 돌봤다"고 거짓 인터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과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형사 처벌 대상을 특정할 것"이라며 "자료가 방대한 만큼 수사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걸그룹 포미닛 공연 도중 인근 건물의 환풍구 위에 올라가 관람하던 27명이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며 20여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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