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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두 얼굴을 한 '거지 목사'…징역 8년형 선고

등록 2015.01.31 07:00:00수정 2016.12.28 14: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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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6·4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25일 춘천마임축제 '아수라장'이 열린 강원 춘천시 춘천시청앞에 마련된 새정치민주연합 이재수 춘천시장 후보의 '희망나무'에 시민들이 소망을 적은 종이가 걸려있다. 2014.05.25. fly1225@newsis.com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장애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기부금을 횡령한 일명 '거지 목사' 한모(59) 전 원장에게 징역 8년형이 내려졌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 강성수)은 지난 30일 장애인시설 '실로암 연못의 집'에서 병든 입소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장애인연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씨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한씨는 2013년 3월 홍천군 서면 '실로암 연못의 집'에서 욕창을 앓고 있던 입소자 서모(52)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결국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를 받았다.

 또 2011년부터 2013년 9월까지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000여만원을 횡령(업무상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조사에서 한씨는 등록 없이 일반인으로부터 11억5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자신의 생활비와 채무 변제, 유흥비 등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한씨의 만행은 당시 한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져 홍천군은 시설을 폐쇄하고 입소자들을 분리조치했다.

 한씨는 1급 지체장애인으로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애인들을 돌보면서 '나는 서울의 거지였다'라는 책을 써 일명 '가락시장의 거지목사'로 알려졌다.

 결국 같은 장애인을 열악한 환경 속에 방임, 방치해 숨지게 만들고 거액의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유흥비로 탕진하는 등 횡령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신도 장애인이면서 그보다 더 약한 장애인을 이용해 자신의 영리를 채우려 했다"며 "입소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장기간 고통을 주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씨가 타 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던 중증장애인들을 맡은 점에 대해서는 정상 참작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지난해 8월 춘천지방검찰청(검사장 공상훈)에 의해 유기치사, 특경법 횡령, 사기,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감금, 유기, 장애인 복지법 위반,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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