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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개막 사흘 앞두고 불쑥 떠난 설기현

등록 2015.03.04 12:04:37수정 2016.12.28 14: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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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설기현 성균관대학교 축구부 감독 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선수 은퇴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설기현은 이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은퇴해 복잡하긴 하나 인천 구단에서 흔쾌히 결정, 기회가 와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2015.03.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게 될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축 설기현(36·인천)이 정들었던 축구화를 벗었다. 물론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이지만 시점에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인천유나이티드 소속인 설기현은 정상적으로 동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새롭게 부임한 김도훈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에도 맏형으로서 힘든 내색 없이 후배들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2일 오후였다. 3일에는 언론을 통해 은퇴사실이 전해졌고 리그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4일에는 15년의 프로 생활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흘 사이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설기현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갑작스럽게 은퇴를 해서 나도 조금 답답하다"고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그가 밝힌 팀을 떠난 결정적인 이유는 오랜 꿈인 감독직을 위해서였다. 설기현은 "예전부터 지도자 생활을 한다면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시작할 생각이었다. 나에게 제의가 온다면 대학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성균관대 총장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과거 내가 생각했던 은퇴 순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체력적인 한계는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자신의 빈 자리를 동료들이 메울 수 있다는 신뢰도 한 몫 했다.

 사실 올 시즌 인천에서 설기현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았다. 주전 공격수를 상징하는 배번 9번을 받긴 했지만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설기현은 지난해 7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설기현은 "내 나이가 38살이다. 선수로서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도훈 감독님이 운동을 의욕적으로 많이 시키셨는데 이제는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떨어졌을 때 은퇴를 하겠다고 구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시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천은 쿨하게 설기현을 보내주기로 했다. 김 감독도 고심 끝에 전력 공백을 감수하기로 했다.

 설기현은 "구단에 소속된 선수로서 구단과 감독님께 진지하게 상의를 드렸다. 너무나 흔쾌히 결정을 해주셨다"면서 "너무 흔쾌히 결정해주셔서 좀 서운하기도 하다"고 웃었다.

 설기현은 자신의 은퇴로 인천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만큼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설기현은 "케빈이라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있고 케빈 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전력 공백은 특별히 없는 것 같다"면서 "그리도 내가 인천 전력에서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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