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으신가요?"
법정 스님 5주기(3월11일)를 앞두고 소설가 최인호와 법정 스님의 대담을 엮은 책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가 나왔다. 2003년 4월 길상사 요사채에서 법정 스님과 소설과 최인호가 네 시간에 걸쳐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최인호가 생전에 법정의 기일에 맞춰 펴내려 했지만, 병이 깊어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법정 스님 입적 시기를 전후해 책을 펴내 달라는 유지를 남겼고 입적 5주기를 앞두고 결실을 봤다.
두 사람은 '샘터'라는 잡지에 각기 다른 소재로 연재물을 쓰면서 처음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건 열 번 남짓이었지만, 교감은 깊었다. 최인호의 불교 소설 '길 없는 길'이 법정 스님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사연이 보기다.
"그날 대담에서는 법정 스님이 내가 쓴 '길 없는 길'에 대해서도 덕담을 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순간 나는 스님에 대한 그리움이 왈칵 솟아올랐다. 아아, 내 옆에 스님이 계셨더라면 '형님' 하고 소리쳐 부르고 한번 번쩍 안아 주었을 터인데."(28쪽)
모든 것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행복이 될 수도 있고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법정의 말을 시작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사랑, 가족, 자아, 진리, 삶의 자세, 시대정신, 참지식, 고독, 베풂, 죽음으로 이어진다.
"스님께선 어느 책에서나 죽음이 무섭지 않다고 하셨는 데 정말 무섭지 않습니까?" "죽음을 삶의 끝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174~176쪽)
최인호는 2013년 9월25일 선종했다.
"물론 죽음이 나의 문제로 다가올 때는 두렵고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나에게 왔을 때 통곡하고 분노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떨 것인가,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주, 깊이 생각하려고 합니다."(180쪽) 192쪽, 1만2000원,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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