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한달앞]野, 격전지 3곳 후보 난립에 '비상등'
선거가 치러지는 4곳 중 인천서·강화을을 제외한 3곳(광주 서을, 성남 중원, 서울 관악을)은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야권 후보들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이겨도 본전'인 상황에다가 문재인 대표 체제의 첫 번째 시험대로 평가받게 될 예정이어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광주서을, '야권분열'에 與어부지리?
새정치연합은 전통적인 텃밭 지역인 광주서을에 당내 경선을 통과한 국무조정실장 출신 조영택 전 의원을 공천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의 중진급 인사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새로운 판을 짜서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겠다"며 당내 경선을 거부하고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18대 국회 때 광주서갑에서 당선된 조 전 의원은 꾸준히 지역활동을 벌이며 지역에서 조직과 민심을 다져놓기는 했지만 전국구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천 전 장관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천 전 장관은 국민모임 신당 등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며 '새정치' 대 '비새정치'의 구도를 구상하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다만 정의당 소속 시의원 출신인 강은미 후보는 천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독자노선을 택하고 있어 후보간 각축전은 불가피해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광주에서도 '제2의 이정현'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7·30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의 불모지였던 전남 곡성에 새누리당 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야권 분열 구도로 야당 후보들의 표가 분산되는데다 비교적 정치색이 옅은 정승 전 식약처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만큼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 전 처장이 당선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을 주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성남 중원 위기감 野연대하나
성남 중원의 경우 전통적으로 옛 통합진보당의 조직세가 강한 곳이지만 이곳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신 후보는 이 지역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총선에서 옛 통합진보당 김미희 전 의원에게 불과 654표 차이로 석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야권으로서는 야권통합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가 '정당 해산'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옛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후보를 내지 않고 있는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무조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후보와 정치적 지향이 맞으면) 지지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야권 통합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옛 통합진보당 김 전 의원이 신 전 의원과의 재대결을 벼르고 있고, 새정치연합 지도부 역시 "야권 연대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실제 야권 대통합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격전지 서울 관악을…정동영 출마가 변수
서울 관악을도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새정치연합 후보로 나선 정태호 후보는 우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에서 불과 0.6%p 차로 패배한 김희철 전 의원이 얼마나 전폭적으로 정 후보를 도와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특히 국민모임으로부터 출마를 종용받고 있는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출마할 경우 야권의 표심이 크게 흔들리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전 고문은 지난 26일 김세균 국민모임 상임공동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 약속을 번복하기 어렵다”며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혀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울러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가 의원직을 상실한 옛 통합진보당 소속 이상규 전 의원과 당시 이 전 의원에게 불과 5%p 차이로 패배했던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후보간 난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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