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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세월호 1년]청해진해운도 유병언 일가 수사도 사실상 스톱

등록 2015.04.09 09:00:00수정 2016.12.28 14: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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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김인철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인천여객터미널내에 위치한 청해진해운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14.04.17.  yatoya@newsis.com

【인천=뉴시스】김인철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인천여객터미널내에 위치한 청해진해운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14.04.17.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김기원 최태용 기자 = 세월호가 국민들의 가슴 속으로 가라앉은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세월호 참사는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자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지난 1년간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곳과 유병언 일가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지난 1년을 되돌아 본다.



 ◇청해진해운 어떻게 됐나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은 알려진 것과 달리 부도나 파산 절차를 밟지 않고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천지법은 9일 청해진해운과 관련한 파산이나 기업회생(법정관리) 신청이 들어온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해양수산부가 인천~제주 항로 운항 면허를 취소시킨 뒤 청해진해운이 모든 항로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최대주주인 천해지(현 고성중공업)마저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인 데모크라시1·5호와 오가고호·오하나마호가 경매에 넘어갔으며, 한강 수상택시는 면허권과 선박의 양도를 추진하고 있다.

 세월호 쌍둥이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는 4차례 유찰 끝에 지난 1월14일 인천지법 경매에서 28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05억1244만원의 27% 수준이었다.

 청해진해운은 인천본사를 비롯해 서울·제주·여수 지역본부를 모두 정리하고 100여 명에 달하던 직원 중 일부만이 남아 한강수상택시 사업 등을 관리하고 있다.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수상택시 운영은 중단했지만, 청해진해운 소속 직원이 지속적으로 선박과 도선장을 관리하고 있다.

 사업본부 관계자는 "이전부터 수상택시를 관리하던 직원이 줄곧 관리해왔다. 필요하면 부르기도 한다"며 "빨리 양수자가 나타나 수상택시가 정상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항동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2층에 있던 청해진해운 본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문을 걸어 잠근 뒤 1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

 지난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들이 책상과 집기를 치운 뒤 현재는 JH페리가 사용하고 있다.

 관리센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청해진해운이 자연스럽게 터미널을 나가게 됐다. 집기류는 1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며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건드릴 수 없었다.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이 대거 구속돼 연락도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성=뉴시스】김기원 기자 = 8일 오전 한 행인이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 정문을 지나가며 바라보고 있다. 2015.04.08  kkw517@newsis.com

【안성=뉴시스】김기원 기자 = 8일 오전 한 행인이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 정문을 지나가며 바라보고 있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세월호 참사 이후 퇴사한 청해진해운의 전 간부 A씨는 "사고 이후 회사가 지속되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 당시 사장과 논의해 직원들을 정리해고했다. 직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퇴사했다"며 "선원들과 회사 실무자들은 대부분 재취업했지만 선내 서비스직은 거의 취업을 못했다. 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어 기독교복음침례회 쪽 직원들도 재취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해진해운은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근속자였다. 불의의 사고로 회사를 떠나게 돼 다들 안타까워 했다"며 "부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는 이번 취재를 위해 아이원아이홀딩스, 청해진해운 측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닿지 않았다.



 ◇금수원 오늘 모습은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둔 경기 안성시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은 평온했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 노출은 꺼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책임론이 나오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산인 금수원은 전국의 최대 관심지로 떠올랐다.

 검찰이 1차로 금수원을 압수수색 한 지난해 5월21일부터 유 전 회장의 장례가 치러진 8월31일까지 연일 1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금수원 정문 앞에 상주했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사뭇 달랐다. 8일 오전 경기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은 봄을 맞아 새 단장에 분주했다. 당시 정문에 걸었던 안성교회라는 현판과 금수원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은 철거되고 없었다.

 금수원 직원 2명이 정문 울타리에 가시오가피와 탱자나무 등을 심고 주변 나뭇가지를 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사 트럭이 자주 정문을 출입하는 모습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정문을 지키던 경비원은 기자라고 하자 진입을 막아섰다. 하는수 없이 정문 밖에서 금수원 관계자를 별도로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아직도 교인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금수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언론과 검찰에 대해 불만이 크다"며 "미안하지만 언론에 금수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내부의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유 전 회장의 사용하던 스튜디오와 숙소는 유품을 정리하면서 일반 회의실로 개조했다"며 "교인 모두 평상심으로 돌아와 매주 토요일 정기집회도 열고 유기농 농사도 짓고 있다"고 했다.

 한 교인은 "성경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한 죄 밖에 없는 우리를 정부와 언론이 사이비종교집단으로 몰아세웠다"며 "언젠가 진실이 밝혀져 이 억울함을 풀어줄 것으로 믿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검찰과 유병언의 그림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검찰의 칼 끝은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기독교복음침례회로 향했다.

【인천=뉴시스】조성봉 기자 = 6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종교탄압 중단 촉구 집회에서 신도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교수회 및 교사회, 평신도회, 청년회, 어머니회, 의료인회 명의로 검찰의 압수수색 및 인권, 종교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014.05.06.  suncho21@newsis.com

【인천=뉴시스】조성봉 기자 =  6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종교탄압 중단 촉구 집회에서 신도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교수회 및 교사회, 평신도회, 청년회, 어머니회, 의료인회 명의로 검찰의 압수수색 및 인권, 종교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014.05.06.  [email protected]

 검찰은 지난해 4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를 유 전 회장으로 지목하고, 인천지검 2차장을 필두로 '세월호 실소유주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은 유 전 회장과 그의 자녀들을 쫓았지만 유 전 회장은 백골로 발견되고, 장남 대균(45)씨는 경찰 손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당시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책임을 떠안고 사퇴하기에 이른다.

 금수원을 압수수색하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 3000여 명이 인천지검 앞에 진을 치고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령수사' '여론 돌리기용 수사'라는 비난을 받은 검찰은 이후 명예회복을 위해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유 전 회장 부인과 자녀, 형제를 비롯해 십수명의 계열사 대표와 측근들을 수십·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제 검찰 손에 남은 카드는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3)씨와 장녀 섬나(49)씨의 검거, 그리고 이들 일가에 대한 재산 몰수다.

 그러나 검찰에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2월 법원에서 권윤자씨와 대균씨의 상속 포기 신청을 받아들여 이들은 정부의 구상권 청구나 재산 몰수에서 자유로워졌고, 유 전 회장의 재산 상속분은 혁기·섬나씨에게 넘어갔다.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혁기씨는 1년 가까이 해외 도피 중이고, 프랑스에서 붙잡힌 섬나씨에 대한 범죄자 인도 요청마저 최근 파리법원이 원심을 깨고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내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을 벌일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차녀 상나씨 재산도 추징했지만 역시 해외에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해 5월 섬나씨가 인터폴에 의해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후 수사에 아무런 진척 사항이 없다는 결론이다.

 더욱이 이들 역시 유 전 회장의 상속을 포기할 경우 법원에서 이를 반려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다른 가족들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은 결국 유 전 회장의 그림자만 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검 세월호 실소유주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지검 특수부 중심으로 섬나씨 송환과 혁기씨 검거 등 필요한 조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상나씨에 대한 부분도 추징 보전 가능한 최대 조치를 취했다. 재산 집행은 형사재판이 진행돼야 가능하지만 해외 체류 중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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